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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역린 '엑스포' 건드린 민주…'TK 봉쇄' 파문 전철 밟나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전 세계 대학생 청소년들의 축제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전 세계 대학생 청소년들의 축제 'IYF 월드캠프' 참석자들이 21일 행사장인 부산 벡스코 광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부산울산경남(PK) 최대 현안인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를 예견한 발언에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PK 민심의 역린인 '엑스포'를 건드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TK 봉쇄' 발언 파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전 국민들이 유치를 염원하는 엑스포마저 유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며 재를 뿌리고 있다. 사죄는커녕 막말을 쏟아내는 민주당의 행동은 이재명 대표의 뜻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사죄와 답변을 할 때까지 국민의힘 부산의원 모두는 부산시민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며, 이에 대해 답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부산을 떠나야 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한규 의원은 CBS 라디오 출연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정부 대응을 지적하며 "세계 엑스포 부산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본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더불어 PK가 미래 먹거리로 사활을 걸고 있는 최대 현안이다. 정치권에선 PK 민심이 오는 11월 예정된 개최지 발표에 집중된 가운데 제1야당의 원내대변인이 유치 실패를 거론하며 막말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권을 공격하려다 PK 민심의 역린인 엑스포까지 건드렸다"며 "총선을 8개월 앞둔 시점에 PK 공략에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한규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한규 원내대변인. 연합뉴스

이번 사태가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TK 봉쇄' 발언 파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의원은 "대구와 경북에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발언 직후 홍 의원과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사과한 것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홍 의원은 발언 이튿날 "대구경북 주민들께 상처를 드렸다"며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했다. 민주당은 2개월 뒤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TK 의석 2석을 모두 잃으며 전멸했는데, 주요 패인으로 'TK 봉쇄' 발언이 지목됐을 만큼, 지역사회에 파장이 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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