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원 내 시설물 과포화’…새로운 암초 직면한 달서구 에코전망대

호림강나루공원 내 시설율 56.9%…법정 한도 초과
건립 사업 빨간 불·용역 보고회도 연기 "체육시설 철거 우선 검토"

에코전망대 시안. 달서구청 제공
에코전망대 시안. 달서구청 제공

대구 달서구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에코전망대' 건립 사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건립 예정지인 호림강나루공원의 시설물 면적이 이미 법정 한도를 초과했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축구장, 농구장 등 기존 공원 체육 시설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

17일 달서구청에 따르면 에코전망대는 달서구 대천동의 호림강나루공원 일대에 연면적 1천8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3층으로 높이 100m에 이른다. 달서구청은 2026년까지 사업비 160억5천만원을 투입해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의 생태 자원을 조망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호림강나루공원이 현행법상으로 시설 '과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3만~10만㎡ 규모의 근린공원의 경우 전체 부지면적의 40%까지만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다.

현재 호림강나루공원 내에 들어선 축구장, 농구장, 도로 등 시설물 부지면적만 약 1만7천342㎡로, 이미 전체 공원 면적(3만476.1㎡)의 56.9%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운동시설(1만409㎡) 면적이 가장 넓고 도로 및 광장(6천542㎡)이 그 뒤를 이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공원 녹지 비율' 문제에 해당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초 구청은 이달 안에 '에코전망대 조성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과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최종 보고회를 오는 10월로 연기했다.

달서구청은 이용률이 저조한 체육시설을 철거하고 에코전망대 부지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 문의한 결과 공원 내 축구장과 농구장 이용률이 비교적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존에 수립한 계획을 축소하기보다는 체육시설을 철거하고 에코전망대를 온전히 짓는 방향을 우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서구청이 에코전망대와 얽힌 녹지 비율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하다. 에코전망대 건립이 관광 수요와 조망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지, 나아가 건립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제기된다. 기존 시설 철거에 따른 예산 낭비 논란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박종길 달서구의원은 "현재 계획대로 에코전망대를 짓는다면 성서산단과 함께 달성습지를 조망하게 된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자연경관이 아닌, 매연과 굴뚝을 먼저 보게 될 것"이라며 "해당 사업이 예산 낭비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원점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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