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진산'으로 여겨지며 대구경북지역의 명산 중 하나인 팔공산이 지난 5월 23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 5천종이 넘는 야생생물이 살고 있고 산봉 39곳과 기암 10곳, 계곡 19곳 등 77곳의 자연경관자원을 보유한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팔공산은 명실상부한 대구경북지역의 자랑이 됐다.
이런 팔공산을 꾸준히 카메라 앵글에 담아 온 한상관 사진작가는 "팔공산은 국립공원으로 진작 됐어야 할 산이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국립공원 지정으로 팔공산의 진가가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0여년 전부터 팔공산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해 온 한 작가에게 팔공산은 어려운 수학 난제와 같은 산이기도 하다. 산세가 부드럽고 널찍하게 자리잡아 있어 산 아래에서는 참 보기 좋은 산이지만 막상 카메라 렌즈를 갖다대보면 그 매력의 반도 안 담기는 묘한 산이라는 것이다.
"팔공산 자체는 다녀보면 '이만한 산이 없다' 싶을 정도로 참 좋은데, 사진 작품으로 만들기에는 어려워요. 소위 '그림이 나오는' 장소나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고, 운해가 적은 편이에요. 또 정상부에 공군 부대가 있다보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지요. 하지만 팔공산은 산에 있는 인공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드는 풍경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또 해 뜨기 한 시간 전 여명이 밝아오는 팔공산의 풍경은 본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장관이 있지요."
팔공산을 두루 누볐을 한 작가에게 팔공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을 추천받았다. 북지장사 뒤쪽에 있는 '인봉'과 코끼리바위, 그리고 아침 안개가 낀 동봉이었다.
"'인봉'을 다른말로 '소년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바위 틈에 소나무 하나가 우뚝 서 있거든요. 소나무와 함께 어우러지는 팔공산의 주능선이 참 멋있습니다. 가을에 단풍 들었을 때 가면 참 보기 좋아요. 그리고 아침에 안개가 꼈을 때 동봉에서 공군 부대와 비로봉 쪽을 바라보면 안개에 불빛이 퍼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죠. 또 '코끼리바위'라고 알려진 곳이 있는데 저는 '불수(佛手)덤'이라고 불러요. 사진으로 담아보니 코끼리 보다는 부처님 손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곳 또한 장관입니다."
20대 때 울산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영남알프스를 혼자 다녔던 한 작가는 그 때부터 산의 매력에 빠졌다. 1박2일간의 지리산 등산에서 산 위로 떠오르는 해가 너무 아름다웠지만 이를 남기지 못한 게 아쉬워서 당시 월급의 3배가 되는 카메라를 장만한 게 사진작가의 시작이었다.
"필름부터 디지털카메라까지 다 다뤄봤죠. 삼각대도 요즘은 '카본'이라고 해서 가벼운 소재가 많이 나왔지만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알루미늄 소재여서 삼각대에 카메라까지 들고 가면 짐이 엄청나게 무거웠죠. 그러다가 필름이나 메모리카드를 깜빡하는 경우에는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한 번은 지리산에서 메모리카드 챙기는 걸 깜빡해서 일출 사진을 못 찍었는데 인근 대피소 직원이 작은 걸 빌려줘서 겨우 찍었던 적도 있어요."
한 작가는 앞으로도 팔공산의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다니기 위해 팔공산을 계속 누빌 생각이다.
"가장 가까운 시일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팔공산의 폭포를 찍어보는 거예요. 팔공산 안에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들이 꽤 있는데 이를 카메라 앵글에 옮기는 게 쉽지 않네요. 아직도 팔공산의 숨은 장관들이 많기에 이를 찾아서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계속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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