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용산구 재난과장, 이태원 참사 당시 길 막히자 '유턴' 요구"

택시기사 법정 증언…차 돌려 귀가해 직무유기 혐의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모습. 골목 오른편이 해밀톤 호텔 건물이다. 이날 용산구와 해밀톤호텔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 옆 건물인 해밀톤호텔의 일부 공간이 불법 증축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본관의 북측에 있는 주점이 테라스를 무단 증축해 쓰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해 이런 사실을 확인해 호텔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고, 시정되지 않자 강제이행금을 부과한 뒤 해밀톤호텔 본관을 위반건축물로 표기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 모습. 골목 오른편이 해밀톤 호텔 건물이다. 이날 용산구와 해밀톤호텔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 옆 건물인 해밀톤호텔의 일부 공간이 불법 증축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본관의 북측에 있는 주점이 테라스를 무단 증축해 쓰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해 이런 사실을 확인해 호텔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고, 시정되지 않자 강제이행금을 부과한 뒤 해밀톤호텔 본관을 위반건축물로 표기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인지하고도 현장 수습을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이 사고 당일 밤 택시를 타고 구청으로 가던 중 길이 막히자 차를 돌려달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택시기사 신모 씨는 2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전 과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방컨벤션 앞에서 10분 가량 지체하니까 (최 전 과장이) 탔던 원위치로 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씨는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교회 앞에서 최 전 과장을 태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과장은 당일 오후 11시 25분 안전재난과 주무관 김모 씨로부터 "이태원에 사고가 난 것 같다. 빨리 나가봐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용산구청으로 출근하겠다"고 말한 뒤 택시를 탔다.

신씨가 언급한 국방컨벤션은 삼각지역과 녹사평역 사이 이태원로에 있다. 사고 장소에서 약 1.3㎞, 용산구청에서 1.0㎞가량 떨어진 이곳 도로는 당시 사고 수습을 위해 이태원역 방향으로 일반차량 진입이 통제되는 등 정체를 겪었다.

그는 용산구청으로 가던 중 오후 11시 56분 택시기사에게 "최초 탑승 지점으로 돌아가달라"고 말하고 귀가하고선 이튿날 오전 7시 30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택시기사 신씨는 당시 최 전 과장이 술을 마셨으나 스스로 차량 문을 열고 결제한 점으로 미뤄 볼 때 만취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한편 최 전 과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등은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상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절하게 운영하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도 기소됐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