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 주왕산은 설악산(강원도 인제), 월출산(전라남도 영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이다. 경북에서는 가장 명산으로 산의 모습이 마치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해서 옛날에는 석병산(石屛山)이라 불렸다. 이 암산에 지금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중심인 주왕산에는 아름다운 풍광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식생·동물 등이 있다. 세계 희귀종부터 천연기념물까지 인류 문명과 함께 잘 보존된 곳이 주왕산이다.

◆알고 가야할 주왕산 탐방로
주왕산은 코스별로 난이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꼭 공부를 해야한다. 가파른 곳은 안전의 문제가 있고 입구와 출구가 다른 코스도 있기 때문에 유념해야 한다.
초보 등산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가 바로 주봉 코스다. 상의주차장에서 주봉~후리메기삼거리~용연·용추폭포~상의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주봉 정상의 표지석 자리는 산 정상이라고 믿기질 않을 정도로 약 200㎡ 평지가 있다. 주봉 전망대에서는 하늘을 향해 높게 솟은 기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후리메기삼거리는 주왕이 군사 훈련한 장소라 하여 훈련목으로 불리다 '후리메기'로 지명이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행 중 만날 수 있는 용추폭포는 조선시대부터 용이 승천하는 자리라고 해서 그 이름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했다는 선녀탕이 있으며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는 구룡소도 볼 수 있다. 구룡소를 돌아서 나온 계곡물은 새하얀 물거품을 내뿜으며 힘차게 쏟아 장관을 이룬다.
주왕계곡 코스는 상의주차장에서 절구폭포~용연폭포를 지나 내원마을까지 오르는 코스다. 주왕계곡 입구에서 100m 위쪽 계곡 내에는 아들바위가 있다. 뒤를 돌아 가랑이 사이로 돌을 던져 바위 위에 돌을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 주왕산 급수대도 만날 수 있다. 강릉 김씨 시조 김주원이 주왕산에 숨어들어 궁궐을 지은 터가 있는 곳이다. 산상에 물이 없어 계곡의 물을 퍼올려 식수로 썼다 하여 급수대로 불리고 있다.
이 코스 중 절구폭포는 사창동과 훈련목 계곡에서 흘러나온 계곡물이 처마처럼 생긴 바위에 떨어져 절구처럼 생긴 바위에 담겼다가 다시 낮은 바위를 타고 쏟아진다. 용연폭포는 주왕산 폭포 중 가장 깊숙한 계곡에 있는 2단 폭포로 그 규모가 대범하다.
시원한 물줄기 따라 펼쳐진 수려한 경관을 관람하려면 절골 코스를 추천한다. 이 코스는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이 다르고 편도는 6시간, 왕복은 12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적절한 계산 뒤에 산행하는 것이 좋다. 보통 절골분소에서 출발해 대문다리를 거쳐 가메봉~후리메기 입구~절구·용추폭포~상의주차장으로 넘어가며 13㎞ 정도 된다.

절골계곡은 원시림이 그대로 유지된 곳이며 비교적 사람들이 찾지를 않아 한적한 산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죽순처럼 곧고 날카롭게 솟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인 것이 특징이다.
월외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월외 코스가 있다. 월외탐방지원센터에서 노루용추~달기폭포~너구마을~금은광이삼거리까지 올랐다가 용연·절구·용추폭포로 내려가거나 장군봉을 거쳐 내려갈 수 있다. 가벼운 산책을 원한다면 달기폭포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월외탐방지원센터까지 돌아오면 된다.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과 맞물려 40년 만에 영덕군 달산면 용전리에서 갓바위를 거쳐 가메봉에 오르는 6.2㎞ 구간도 개방됐다. 지난 1976년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안전사고 방지 등의 이유로 폐쇄됐다가 새롭게 정비된 코스다.
◆주왕산에서 만나는 천연기념물과 희귀 식생
주왕산의 터줏대감은 역시 '솔부엉이'다. 지난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된 솔부엉이는 주왕산 고산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 올빼미과의 야행성 맹금류인 솔부엉이는 몸길이가 약 30㎝로 꽁지깃이 긴 것이 특징이다. 나무 구멍이나 인공 새집에 번식하는데, 산란기는 5~7월쯤이다. 한 배에 3~5개의 알을 낳는데 알은 25일 정도 품고 그 후 28일간 새끼를 먹여 키운다. 주로 곤충을 잡아 새끼에게 먹이지만 박쥐나 작은 들새, 설치류 등도 잡아 먹인다. 주왕산 산행 중 솔부엉이를 발견했다면 한 해 동안 산행을 무사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등산객에게 '행운과 건강'의 증표다.
식물자원도 풍부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둥근잎꿩의비름이다. 둥근잎꿩의비름은 주왕산 일대 계곡의 바위틈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몇 개의 굵은 뿌리가 있으며 잎이 두툼하고 둥글다. 꽃은 붉은색을 띠는데 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핀다, 이 식물은 특이한 것이 비가 오면 두툼한 잎과 줄기에 물을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7~10월 꽃이 피는데 운이 좋다면 발견할 수도 있다.
지난 2012년 주왕산 절골계곡과 주방계곡 근처에서 세계적 희귀종인 '부채괴불이끼'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부채괴불이끼는 처녀이끼과에 속하며 고사리 등과 같은 고등 양치식물이다. 생태학계는 이 식물이 아직 논문이나 도감에 이름만 기재돼 있는 수준으로 적정 서식 온도나 습도 등 환경조건 정보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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