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시간 대기는 기본…아침마다 쓰레기장 '오픈런'

대구 폐기물 공공처리시설 총 10곳…이 중 일반쓰레기 처리는 3곳뿐
"매립장 공간 확보하고 진출입로 보수 진행해 대기시간 줄이겠다"

지난 16일 오전 8시쯤 찾은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수거 차량 10여대가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차량 기사들은 한 번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평균 1시간 정도 이곳에서 대기한다. 윤수진 기자
지난 16일 오전 8시쯤 찾은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수거 차량 10여대가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차량 기사들은 한 번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평균 1시간 정도 이곳에서 대기한다. 윤수진 기자

지난 16일 오전 8시쯤 찾은 대구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에는 이미 수거 차량 12대가 쓰레기를 비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10분쯤 지나자 취재진이 탄 차 뒤로도 차량 10여 대가 나란히 늘어섰다.

줄을 서는 동안 차 안으로 묵은 쓰레기 악취가 파고들었지만 기사들은 익숙하다는 듯 묵묵히 기다렸다. 이후로도 대기시간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곳을 이용하는 기사들은 한동안 4~5시간씩 대기한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라고 전했다.

이날 새벽 2시부터 북구에서 쓰레기를 수거한 후 매립장에 도착했다는 화물차 기사 A(61)씨는 "오늘도 일찍 나와서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거지 더 늦으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에서 매일 아침 화물차 기사들이 긴 대기시간을 견디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생활쓰레기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인데, 공공 쓰레기 처리 시설은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3일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에서 운반 차량 확인 작업을 수행하던 현장 노동자가 후진하는 트럭 뒷바퀴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대구고용노동청은 작업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주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후 매립장을 관리하는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차량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진입해 쓰레기를 버렸으나, 최근에는 공단이 동시에 진입하는 차량을 2~3대로 제한하고 있다. 이 조치로 대기 시간은 기존 1~2시간에서 4~5시간까지 늘어났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쓰레기를 수거한다는 B(58)씨는 "운반 기사들이 보통 하루에 2~3번씩 쓰레기를 비우러 매립장에 와야 한다"며 "사고 이후 약 한 달 가까이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한 채 쓰레기 매립장에서 온종일을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여건이 개선되며 대기시간은 한 달 만에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기사들은 여전히 아침마다 긴 줄을 서는 등 쓰레기 하역 대란을 겪고 있다. 기사들은 하역 대란의 원인으로 지역에 공공 쓰레기 처리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구에는 폐기물 공공처리시설은 모두 10곳이다. 이 중 생활쓰레기 처리장은 3곳뿐이다. 나머지는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 2곳, 재활용센터 3곳, 선별시설 1곳, 자원회수센터 1곳 등이다.

공공시설관리공단은 쓰레기 운반 차량이 매립장에 많이 몰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대기 시간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기존 시설을 보수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매립장 공간을 확보하고 진출입로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2025년 상반기까지 기반시설 공사도 진행 중이라 앞으로는 지금보다 대기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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