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일 선거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를 혁신안 2호 안건으로 검토하면서 찬반 논쟁이 예상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2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정치인이 희생하지 않고 국민이 희생했는데, 이제는 문화를 바꿔 정치인이 희생하고 국민이 이득을 받아야 한다는 틀에서 (2호 안건이) 나간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2호 안건을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가 최종 채택될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당내 3선 이상 31명의 거취가 대거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휴식기 없이 동일 지역구에서 연임한 16명은 ▷3선 김도읍·김상훈·박대출·박덕흠·유의동·윤영석·윤재옥·이종배·이채익·이헌승·하태경 ▷4선 권성동·김학용·윤상현·이명수 ▷5선 조경태 의원이다.

부산울산경남(PK) 7명, 충청 3명, 수도권 3명, 대구경북(TK) 2명, 강원 1명 순으로 PK, TK 등 영남권이 과반인 9명을 차지했다. 김기현 대표는 휴식기가 있었고, 주호영 의원은 지역구를 이동한 바 있어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가 두 사람을 비롯한 나머지 3선 이상에게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인 위원장은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며 영남권에 대한 인적 쇄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영남 스타가 서울로 와야 한다"며 수도권 험지 출마론까지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가 사실상 영남권 중진들을 정조준한 것이란 분석이다.

3선 초과 연임 금지는 과거부터 정치권의 '기득권 내려놓기' 일환으로 추진돼 왔으나 항상 찬반이 팽팽히 부딪히며 현실화되지 못했다.

찬성 측에선 3선 임기 12년 동안 '국회의원의 꽃'이라 불리는 상임위원장까지 지냈다면 정치 신인을 위해 용퇴하거나 당 험지 지역구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에선 경험과 경륜을 살려 4선 이상 중진으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하는 데다 지역구 유권자의 선택권을 원천 차단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세헌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정치가 정당 간 대결, 즉 정쟁이 빈발하다 보니 국민들이 '국회의원은 누가 해도 마찬가지다', '물갈이가 곧 정치 혁신'이라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보통 3선은 돼야 입법, 정책 등에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선 초과 연임을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 선진국은 20~30년 연임은 기본이고 최대 40~50년 동안 의원직을 이어가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3선 초과 연임을 일괄적으로 막으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교수는 "인요한 혁신위가 지역 민심을 먼저 살폈는지 의문이다. 스타 의원의 연임을 막고 수도권 험지로 차출하면 지역을 대표하는 중진은 보유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며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존재감 없는 비스타 의원의 거취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다. 잘하는 사람은 벌 받고 못하는 사람이 상 받는 게 공정이고 상식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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