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대만 현지 로켓배송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호 풀필먼트센터' 오픈에 이어 내년 상반기 3호 센터 오픈을 발표한 것. 쿠팡의 적극적인 대만 현지 사업 확대로 인해 동반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현지 로켓배송을 통한 유통망 확대의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2호 풀필먼트센터' 개소식을 진행했다. 새롭게 오픈하는 2호 풀필먼트 센터는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고객 수요를 예측 분석하고,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물류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쿠팡은 내년 상반기엔 3호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하겠다고도 밝혔다. 개소식 행사에 참석한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쿠팡의 대만 시장에서의 성공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간 무역 증대를 통해 아시아의 이웃 국가를 연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쿠팡은 한국에서 입증한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에 이식, 파격적인 소비자 혜택을 제시하며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통상 배송에 3주가 소요되는 타 직구업체와 달리 690대만달러(한화 약 2만8천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으로 빠르면 3~4일 내 무료 배송하고, 현지 로켓배송도 195대만달러(한화 약 8천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날 무료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대만 현지 로켓배송 시스템은 대만에서 팔리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대만에서 팔리는 제품 중 70%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다"라며 "1년만에 수출 중소기업 수가 1만2천개 돌파하는 것을 보면서 3호 풀필먼트센터의 오픈을 빠르게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쿠팡의 빠른 대만 사업 확대에 대해 산업계에서는 대만 정부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 지원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이 한국에선 로켓배송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대만 현지에선 유통업계 후발주자로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신생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왕메이화(王美花) 경제부 장관, 리화이런(李懷仁) 디지털발전부 차장(차관) 등 대만 정부 주요 장차관급 인사들이 2호 풀필먼트센터 개소식에 총 출동했다. 왕메이화 경제부 장관은 "쿠팡의 대만 투자는 해외 기업들이 대만 시장과 소비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앞으로 대만은 미국, 한국과 경제 무역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고, 리화이런 차관도 "'쿠팡과 상호 협력과 교류를 통해 디지털 경제의 확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쿠팡의 물류센터 개소식에 대만의 장차관급 인사들이 총출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기업 친화적인 대만 정부의 태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행사다"고 평가했다.
실제 대만 정부는 수년 전부터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지원, 부처 설립으로 해외 기업들이 혁신하는 나라로 성장해왔다. 기업 규제완화의 대표적인 척도 중 하나인 대만의 최고 법인세율은 20%로,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25%)은 물론 OECD 회원국인 일본(23.4%), 미국(21%), 호주(30%) 등보다 낮다.
또 수출 지구나 과학산업단지, 자유무역항만 지역의 외투 기업은 기계와 장비·원자재·연료 사용 등을 위한 반제품의 수입 관세를 면제해준다. 외투 기업은 대만 경제부로부터 한해 연구개발(R&D) 지출의 약 1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거나 3년간 매년 10%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지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1위 신화를 만든 TSMC 비결이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에 있었다는 분석이 있다"라며 "대만 경쟁당국(TFTC)은 지난 2000년 TSMC가 현지 경쟁사인 파운드리 업체 TASMC와 WSMC를 흡수합병하는 것을 승인했고, 그 결과 TSMC의 국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3%에서 60%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에서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정부 공무원들이 '섬기는 자세'로 아무리 작은 기업도 대우해주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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