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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시작된 맨발학교, 전국 맨발걷기 산실…회원 수만명 매일 '인증'

맨발학교 교장이 알려주는 맨발걷기
마사토, 황토, 젖은 모래 등 저마다 장점
활성산소 중화, 면역령 증진 등 장점 많아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 매일신문DB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 매일신문DB

최근 맨발걷기가 전국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10년째 맨발걷기의 이로움을 전파하고 있는 '대한민국맨발학교'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대구에서 처음 시작된 맨발학교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 가며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31일 오후 남구 대구교대 야외 산책로에서 만난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의 구두 속에는 양말이 없었다. "언제든 맨발로 걷기 위해 양말은 신지 않는다"는 권 교수는 2013년 맨발학교를 설립한 뒤 전국 각지에 맨발걷기를 전파하고 있는 대한민국맨발학교 교장이다. 지난 8월에는 경북 칠곡군 가산수피아에 맨발걷기연구소를 만들기도 했다.

권 교수는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강의를 마치면 대구는 물론 전국 각지를 누비며 맨발걷기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지인들 5명과 함께 만든 맨발학교는 어느덧 수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단체가 됐다.

이름은 맨발학교지만, 교재나 수업이 있는 건 아니다. 단체채팅방에 초대받아 매일 걷기 인증사진을 올리면 출석이 인정되는 시스템이다. 회원이 맨발걷기 100일이 되면 상장을, 1천일과 3천일이 되면 축하 배지를 준다. 회비를 받지 않기 때문에 모두 권 교수의 사비로 마련된다. 이는 "맨발걷기는 공짜다"라는 권 교수의 지론 때문이다.

"사실 정확한 회원 수는 몰라요. 지역별 단체방이 100여 개 정도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거든요. 맨발걷기 100일차에 주는 상장을 받은 사람만 2만명이 넘었습니다. 이런 단체 모임에 한 번씩 찾아가서 평소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특강을 하고 있어요. 요즘은 전국 곳곳에서 요청이 들어와 정말 바쁘네요."

권 교수는 맨발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체내에 쌓인 활성산소를 중화할 수 있다는 점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점 ▷면역력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맨발로 걷는 행위는 우리에게 상상 이상으로 다양한 자극을 준다. 흙의 감촉과 온도, 습도와 압력 등 여러 정보가 뇌에 전달되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뇌파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어서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제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흙에는 유익균을 포함한 무수히 많은 세균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세균과 접촉하는 것은 결국 면역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어릴 때부터 흙과 가까운 아이들이 아토피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했다.

그렇다면 맨발로 걷기에 최적의 장소는 어디일까. 동호인들 사이에선 젖은 바닷모래가 걸을 때 가장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마사토, 황토 역시 저마다의 장점이 있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입자가 굵은 마사토는 뇌 자극에 도움을 주며 황토는 유익균이 많아 면역력에 좋다. 바닷가의 젖은 모래는 음이온 흡수가 용이하다"며 "저마다 장점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따라서 선택하는 게 좋다. 마찬가지로 걷는 방식 역시 왕도가 없고, 본인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걷는 게 최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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