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교도소 이삿날…재소자 2천200여명 호송에 '권총·테이저건' 무장까지

대구교도소 '하빈 시대' 열었다…교도소 후적지는 국립근대미술관으로
28일 오전 철통 보안 속 호송작전 벌여…12km 도심 10대 차량 줄지어 진풍경 연출
화원 교도소 후적지는 당분간 시민 휴식공간으로 변신…국립근대미술관 유치가 목표

28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들이 탑승한 법무부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교정당국 등은 이날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명을 버스 30대를 동원해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들이 탑승한 법무부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교정당국 등은 이날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명을 버스 30대를 동원해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달성군 화원읍 대구교도소가 문을 연지 52년 만인 28일 '하빈 시대'를 열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를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에 신축한 교도소로 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대구교도소 화원 시대 마감, 하빈 시대 열어

28일 오전 8시 50분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대구교도소 정문이 열리면서 비상등을 켠 경찰 차량 뒤로 대형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교도소 재소자 2천200여명을 하빈에 위치한 새 수감시설로 실어 나르기 위해 준비한 호송버스다.

6분 뒤 경찰 싸이카를 선두로 순찰차와 호송버스 6대가 줄지어 대구교도소를 떠났다. 이 호송차량들은 대구외곽순환도로를 통해 12km가량 떨어진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 신축 교도소로 이동했다.

호송차량들이 지나는 도로 양쪽에는 경찰들이 나와 신호를 수작업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30분 간격으로 호송버스 6대에 재소자들을 계속해서 실어 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정 당국과 경찰은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탈주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철통 보안 속에 호송작전을 펼쳤다. 교도관들은 실탄을 장전한 총기와 가스총 등으로 완전무장하고 호송버스에 올랐다.

28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들이 탑승한 법무부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교정당국 등은 이날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명을 버스 30대를 동원해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들이 탑승한 법무부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교정당국 등은 이날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명을 버스 30대를 동원해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경찰청도 권총과 테이저건으로 무장한 기동대 3개, 교통경찰 60명, 형사팀 2개 등 300여명과 순찰차 12대, 버스 4대 등을 투입했다. 군 당국도 호송버스가 이동하는 길목 곳곳에 진을 치고 경계 근무를 했다.

이날 대구 도심을 줄지어 이동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던 10여대의 선발대는 오전 9시 25분쯤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교도소 재소자 중 사형수는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물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갓갓' 문형욱,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범인 김성수, 전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그의 부모까지 살해한 최연소 민간인 사형수 장재진 등도 포함돼 있다.

총사업비 1천851억원이 투입된 신축 대구교도소는 26만9천857㎡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만1천123㎡ 규모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청사·수용동·비상대기소(79가구) 등 총 28개 동이 들어섰다. 교정시설과 함께 건립된 다목적 시설 체육관과 테니스장·운동장은 현재 지역 주민에게 일부 개방된다.

신축 대구교도소는 2020년 10월 완공돼 2021년 6월 옮길 예정이었으나 2년 5개월간 배수설비 유량 조정조 설치 공사를 하느라 이전이 지연됐다. 화원과 달리 하빈 교도소에는 사형장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형장이 있는 수감시설은 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전교도소 등 세 곳으로 줄게 됐다.

28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들이 탑승한 법무부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교정당국 등은 이날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명을 버스 30대를 동원해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하빈면 신축 대구교도소로 재소자들이 탑승한 법무부 버스가 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교정당국 등은 이날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여명을 버스 30대를 동원해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송한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후적지는 국립근대미술관…당분간 휴식공간으로

교도소가 떠난 부지는 조만간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변신한다.

달성군은 화원읍 교도소 부지(10만5천여㎡)에 산책로, 쉼터, 휴게공간, 공연마당, 잔디광장, 문화체험공간 등 시민들이 편하게 찾아와서 쉬고 즐길 수 있는 쉼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변신이 예정된 대구교도소 후적지 산책로 기본 구상안. 달성군 제공.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변신이 예정된 대구교도소 후적지 산책로 기본 구상안. 달성군 제공.

달성군 한 관계자는 "대구교도소 후적지는 향후 국립근대미술관·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교도소가 떠난 곳이 오랜 기간 빈 시설로 남겨져 슬럼화할 우려가 생긴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도소 건물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이색적인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사업 기간도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으로 잡았다.

달성군은 또 교도소 후적지 경우 대구도시철도 1호선(화원역)이 지나는 비슬로가 옆에 있으며, 오는 2027년 달서구 상화로 입체화사업이 완공되면 주변 지역의 교통 흐름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관광 콘셉트만 갖춰질 경우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는 전남 장흥교도소 후적지와 영화 세트장이 들어선 전북 익산교도소 후적지, 민주인권기념파크로 변신 예정인 광주교도소 후적지 등 국내에도 교도소 후적지를 이색적인 관광지로 바꾼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교도소 후적지 사업이 끝나는 시점에 정부가 추진 중인 국립근대미술관·국립뮤지컬콤플렉스 등 문화예술허브 조성으로 바통을 이어받는다는 게 달성군의 복안이다.

이는 대구시가 애초 국립근대미술관 대상지였던 옛 경북도청 부지에서 달성군 대구교도소 후적지로 변경·발표했기 때문이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국립근대미술관·국립뮤지컬콤플렉스 등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당시 지역공약인 만큼 현 정부 내에 성사될 것"이라며 "지역 문화의 동서 균형발전과 문화분권을 촉진하고, 특히 윤석열 정부가 국정기조로 강조하고 있는 공정한 문화접근 보장에도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변신이 예정된 대구교도소 후적지 진입마당 기본 구상안. 달성군 제공.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변신이 예정된 대구교도소 후적지 진입마당 기본 구상안. 달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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