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콩트집 펴낸 원로 소설가 송일호 씨 "콩트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여유 가졌으면"

매일신문 등에 연재한 콩트 작품 묶어
콩트, 숏폼처럼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

똥침
똥침
원로 소설가 송일호 씨
원로 소설가 송일호 씨

"콩트집이 사람들에게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사회 곳곳을 밝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원로 소설가 송일호 씨가 콩트 모음집 '똥침'을 펴내 화제다.

이번 콩트집은 매일신문 등에 연재한 콩트 작품을 묶은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콩트 작가가 되고 싶었던 작가의 유머 감각이 녹아 있다. 매일신문 등에 연재할 당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주변에서 책을 내라고 권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펴내게 됐다.

콩트는 단편 소설보다도 더 짧은 소설을 의미하며 유머, 풍자, 기지를 담고 있다. 판타지나 위트를 특징으로 하는 짧은 이야기의 문학 장르이다.

책 제목이 특이하다. 작가의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성격이 잘 드러난 제목이다. 제목처럼 이 책에는 사회를 풍자하는 글이 많다. 매일신문에 1년간 연재한 콩트는 '만일 OO이 없다면'을 주제로 한 31편이다. 휴대폰, 돈, 신문, 한류 열풍, 출산 등을 주제로 작가의 상상력과 현실 비판이 잘 드러난다. 읽다 보면 속이 후련해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크게 웃을 수 있다.

송 작가는 "갓난아기가 6개월 지나면 하루에 200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인간은 웃음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틀림없다. 때문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일소일소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라고 했다. 그러나 세상은 날이 갈수록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15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을 뜻하는 숏폼(short form)이 인기다. 말 그대로 눈깜짝할 사이에 방송이 끝나 버린다. 1분 이내에 기승전결을 완성해야 하므로 숏폼에는 핵심 중의 핵심 내용만 담기게 된다. 콩트는 숏폼과 닮았다. 짧은 글에 주제와 유머를 동시에 담아야 한다. 작가의 순발력이 필수다.

작가는 사회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소재로 만든 콩트로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연설이 길면 지겨운 것처럼 재미있는 짧은 콩트는 숏폼처럼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송 작가는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에게도 웃음이 생활화되기 시작했다. 유머 많은 사람이 인기 있는 사람으로 대접받기 시작했다. 유머는 생활의 활력소가 틀림없다. 콩트집을 읽으면서 유머를 생활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일호 작가는 1964년 대구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고, 현진건 문학상, 한올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32쪽, 1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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