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강북지역에 개발 여지가 풍부한 후적지가 산재해 있지만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해 학정지구와 경북농업기술원, 대구운전면허시험장, 대구소년원 부지 등 개발 방안이 논의 중인 부지가 적지 않지만 정작 부지가 자리한 북구청은 단편적인 접근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후적지가 광역단체나 중앙부처의 소유인만큼 북구청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과 대구시와의 공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강북 지역 곳곳에 산재한 후적지
북구 강북지역에 대표적인 후적지는 달성군 하빈면 이전이 확정된 농수산물도매시장이다.
22일 대구시와 북구청에 따르면 농수산물도매시장 후적지는 농산동(12만7천165㎡), 수산동(2만6천956㎡), 옛 북부화물터미널 터(1만7천674㎡)을 포함해 17만1천795㎡ 규모에 이른다.
이중 옛 북부화물터미널 부지에는 현재 동구 방촌동에 있는 농업기술센터가 확장 이전할 예정이다.
경북도가 소유한 60만㎡ 규모의 학정지구와 2026년 이전을 앞두고 있는 경북농업기술원 부지도 대표적인 후적지로 꼽힌다. 시는 이 부지를 매입해 신공항 프론트시티로 개발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개발 방안 공개를 미루고 있다.

이전을 추진 중인 태전동 운전면허시험장과 읍내동 대구소년원 후적지도 관심사다. 3만4천292㎡ 규모의 운전면허시험장은 경찰청이 소유하고 있어, 시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해당 부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관련 용역은 지난달에 완료된 상태로 현재 경찰청과 이전 협의 중이다. 운전면허시험장 이전 대상지로는 대구4차순환도로 동명동호분기점인 북구 동호동 251번지 인근 등이 거론된다. 후적지에는 테마형 도시공원과 주거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있다.
대지 3만4천㎡, 연면적 1만600㎡인 대구소년원은 다음 달 6일 이전 및 후적지 개발 용역이 완료될 예정이다. 해당 부지 역시 법무부가 소유하고 있어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 대상지로는 북구 관음동 산9-1번지 양지마을이 검토 중이고, 후적지는 주거 및 녹지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혼선 거듭하는 후적지 개발방안
농수산물도매시장 후적지 개발방안은 시와 북구청이 서로 다른 밑그림을 그리면서 혼선을 빚고 있다.
북구청은 지난 5월 '농수산물도매시장 후적지 및 주변지역 개발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에서 이 부지를 팔거천과 연계한 수변신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규모 쇼핑몰 등 상업시설을 유치하고 주상복합단지를 건립해 신공항, 도심융합특구 등과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소유주인 시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다. 시는 이곳 후적지에 신공항과 연계한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지만 어떤 시설을 둘지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시는 지난 9월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이 발표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설명회에서도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당시 연구용역업체는 후적지에 대형 쇼핑몰과 공원, 주민 커뮤니티 센터 등을 건립하자는 의견을 냈다.
후적지 개발을 두고 시와 북구청이 각기 다른 용역을 발주해 불필요한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관련 용역에 1억8천여만원을 사용했고 북구청 역시 후적지 기본구상 용역에 5천여만원을 지출했다.

22일 열린 북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북구청 농수산물도매시장 후적지 개발 용역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최우영 구의원은 "북구청이 용역이 발주될 때에는 농수산물도매시장 후적지뿐 아니라 팔달뜰, 금호동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용역 결과에는 모두 빠졌다"면서 "옛 북부화물터미널 터는 북구청 용역에는 상업시설이라고 돼 있지만 대구시에서는 공공기관 부지로 봤다. 대구시와 전혀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대구시 도시공간개발과장은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아직 이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용역결과 등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강북지역의 각종 후적지 개발 방안은 대구 그랜드디자인 계획이라는 큰 틀에서 지속적으로 협의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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