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장] 김정은의 협박에 대처하는 올바른 전략

이춘근(국제정치학자)
이춘근(국제정치학자)

김정은은 지난 연말 개최되었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과 보고 연설에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영토를 평정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곧바로 그는 12월 31일 북한군 주요 지휘관을 소집, "무력 충돌을 기정사실화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은 "놈들이 반공화국(반북)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고 불집을 일으킨다면 순간의 주저도 없이 초강력적인 모든 수단과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섬멸적 타격을 가하고 철저히 괴멸시켜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우리나라 언론들은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 국가 관계"로 '재규정'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김정은의 언급은 전혀 놀라울 것이 없는 것으로서 지난 70년 이상 북한이 쉬지 않고 반복해 왔던 수사(修辭)일 뿐이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전쟁 중인 두 교전 국가 관계로 '재규정'했다고 보도한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

세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의 권력을 장악했던 좌파 정권들의 환상적인 대북정책에 취했던 나머지 남북한에 평화가 도래한 적이 있었다고 착각한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었다. 그들은 김정은의 최근 행동과 말을 보고 들은 후 한반도에 다시 긴장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야단을 떨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강경책 때문에 한반도 평화가 깨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북 관계의 본질을 모르는 국제정치학적 무지로 인해 야기된 혼동이 아닐 수 없다. 남북한은 북한의 침략으로 야기되었던 한국전쟁 이후 실제적인 전투가 소강 상태에 있었을 뿐 교전 국가 관계가 아닌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일찍이 1970년대 초반,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남북대화를 위해 서울을 방문하고 돌아온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전에는 우리에게 평화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가르침을 주었다. 김일성은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대남전략을 말했다. "우리가 남조선과 마주 앉아 평화를 운운하며 회담을 하는 것도 조선 반도에서 미군을 몰아내고 남조선을 해방하기 위한 전쟁 준비 일환이고 그 연장선입니다"라고 말이다.

김정은의 최근 언급이 초라해 보이고 단말마적인 행동으로 보이는 것은 북한이 김정은의 말을 진정으로 실행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있다. 김정은이 한반도를 완전히 점령하겠다는 말도 했다는데 환갑이 넘은 고물 탱크와 전투기를 가지고는 도무지 불가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김정은이 한국에 심어 놓은 종북 세력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남한 평정'이라는 언급을 했을 수는 있겠다.

우리는 절반 가까운 국민들이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국민을 챙기지 못하는 지도자요 장교들에게도 한 달에 열흘치 식량밖에 제공할 수 없다며 읍소했던 북한군 통수권자 김정은의 허황된 언급일지라도 단호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전략 이론에 의하면 적국의 '힘의 원천'(Center of Gravity)을 정확히 찾아내어 공격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전략이다. 힘의 원천은 우리말로 급소(急所)라고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은 북한의 '급소'를 찾아내어 정확하게 공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국가들과 달리 독재국가의 급소는 무소불위적 지도자, 바로 그 사람이다. 이미 한미 연합군은 김정은을 표적으로 하는 참수 작전 연습을 공개적으로 행해 왔다. 국민보다 자신의 안위를 중시하는 김정은의 도발 야욕을 억제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불쌍한 북한 동포들과 애꿎은 북한 병사들은 더 이상 한미 연합군의 주요 표적이 아니다.

국방부 장관의 "북한의 도발적 망동은 곧 파멸의 전주곡이 될 것"이라는 상황에 대한 언급은 정확한 것이다. 청룡의 해를 맞이하는 첫날 청룡부대를 방문한 국방부 장관은 부대의 구호 'Remember!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을 인용하며 말했다. 맞는 얘기다.

"군사 도발해 오면 방금 여러분들이 말한 대로 '즉. 강. 끝' 즉각, 강력히, 끝까지 대응하면 북한도 승산이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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