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포스코 새 수장, 지역과 함께한다는 각오 새겨야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회장 후보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로써 최 회장은 2018년 취임, 2021년 연임에 성공한 뒤 올 3월이면 6년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정권 교체에 따라 회장이 바뀐 '흑역사'를 끊은 첫 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에게도 공과는 있다. 2차전지 투자 등으로 미래 종합 소재 회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 건 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함께 호흡해 온 포스코의 지주사 본사 이전 움직임, 대규모 미래기술연구원의 수도권 분원 추진에 포항은 물론이고 대구경북민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포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글로벌 기업 포스코의 가장 큰 지지자는 포항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최대치의 이익을 내려는 기업의 태생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본거지를 옮기려는 시도는 온당치 않다. 일본 도요타가 도요타시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간명하다.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더라도 마지막까지 함께할 이들은 지역민들이다.

포스코를 운명 공동체라 여기는 시민들에게 최 회장 재임기의 일방적 결정은 돌출적 배신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감내하고 지켜낸 세월에 대한 부정이었다. 이전까지 금과옥조처럼 여긴 사회 환원 부문도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포스텍을 비롯해 교육재단 산하 학교의 지원을 크게 줄이면서 지역민들의 원성도 샀다. 차기 회장이 마땅히 갖춰야 할 적격 요건으로 포항시 전체가 입을 모아 지역 사랑과 회사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는 배경이다.

지역 기여가 큰 기업에 낙수효과만 기대하는 건 아니다. 에코프로 그룹이 좋은 예다. 구속 수감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구명에 이강덕 포항시장을 포함한 지역사회 전체가 나서는 건 우연이 아니다. 포항 공장 증설 등 지역 활성화에 애쓴 에코프로 그룹은 2016년 이전 이후 포항에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지역과 호흡하는 기업을 대하는 지역민의 자세는 확연히 다르기 마련이다. 포스코의 새로운 수장 역시 방점을 찍어 곱씹을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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