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소아과 전공의 10년만에 72.7% 줄어…필수의료 32.4% 감소

신현영 민주당 의원 복지부 자료 분석 결과 발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의사 확보 없는 의대 정원 확대는 유명무실"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아이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한 아이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지역 필수의료 과목의 전공의 수가 최근 10년 만에 48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72%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게서 받은 '과목별 전공의 1~4년차 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는 2014년 148명에서 지난해 100명으로 3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 의원은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5개 진료과목을 필수의료로 정의했다.

전국 수련병원의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는 2014년 2천543명에서 2023명 1천933명으로 24%(610명) 줄었다. 전체 전공의 숫자가 2014년 1만2천891명에서 2023년 1만273명으로 20.3%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필수과목 전공의가 더 가파르게 감소한 셈이다.

필수의료 전공의 중 가장 많이 감소한 과목은 소아청소년과였다. 대구시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숫자는 2014년 55명에서 지난해 15명으로 72.7% 감소했다. 영남권 전체는 같은 기간 144명에서 39명으로 72.9% 줄었다.

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격무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구경북 소아응급전문의료센터인 칠곡경북대병원의 경우 전공의를 포함해 6명의 소아응급의학과 의사가 진료를 하고 있다.

이마저도 유일한 전공의가 전문의가 되고도 병원에 남아야 유지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 곳의 적정 운영 인원은 10명이어서 전문의들까지 이틀에 한번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운영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를 수 있다"며 "이번에도 전공의 지원자가 1명 뿐이라 올해도 의료진의 업무 과중을 해결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공의 지원자가 아예 없었던 다른 병원들은 더 심각하다. 대구파티마병원은 평일 야간 소아응급환자 치료를 포기했다.

대구파티마병원 관계자는 "의사가 없으니 응급의료를 축소할 수밖에 없고 응급환자도 덩달아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 있는 의료진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한계"라고 말했다.

다른 필수의료 과목 중에서는 외과 전공의가 많이 줄었다. 대구 외과 전공의는 2014년 38명에서 지난해 19명으로 반토막났다.

신현영 의원은 "지난 10년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급감하고 '소아과 오픈런' 등 진료 대란이 벌어져 그 고통을 국민이 오롯이 감당했다"며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의사를 확보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의대 정원 확대는 유명무실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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