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힙한 홈파티에 초대합니다…YG 아트 레이블 첫 기획전

작가 8인, 대중 속으로…내달 5일까지 뉴스프링프로젝트서

정수영 작가와 이악크래프트의 콜라보 작품. YG플러스 제공
정수영 작가와 이악크래프트의 콜라보 작품. YG플러스 제공

"제가 아는 그 YG 맞나요…?"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플러스의 이효정 이사가 기획전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House of Taste)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그만큼 작가들에게 연예기획사의 미술 시장 진입은 낯설었다. 함께 전시를 꾸려보자는 제안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돌아온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모험심 강한 작가들은 곧 YG와 손을 잡았다. 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건 프로모션 방식이었다. YG는 마치 음반 발매를 앞두고 티저(예고) 영상을 선보이듯 전시를 홍보했다. 참여 작가 8인이 등장해 홈파티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영상은 특히 이목을 끈다.

YG플러스가 2022년 말부터 기획하기 시작해 최근 선보인 아트 레이블 브랜드 피시스(peaces)는 '작가 매니지먼트' 사업을 목표로 한다. 작가들은 통상 갤러리 전속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시스를 통해 가수 매니지먼트를 하듯 YG 소속 작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내달 5일까지 서울 용산구 뉴스프링프로젝트에서 열리는 기획전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는 이러한 피시스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다.

전시 참여 작가는 김미영, 문승지, 보킴, 백하나, 오재훈, 이악크래프트, 정수영, 채지민 등 8인이다. YG는 레이블의 색깔과 대중성 등을 고려해 작가를 섭외했다. 그중 백하나와 오재훈만 피시스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집과 공간'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신선한 시각의 협업과 'YG스러운' 기획력이 돋보인다. YG플러스가 굿즈 등을 제작하는 IP(지식재산) 사업체인 만큼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작품들은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세라믹 스튜디오 이악크래프트와 정수영 작가는 도예와 회화를 접목한 테이블웨어(식탁 용품)를 선보였다. 주로 일상적인 물건을 오브제 삼아 캔버스에 담는 정수영 작가의 작품을 이악크래프트의 도자기에 입혔다.

이악크래프트의 전현지 작가는 전날 열린 오픈 행사에서 "동시대에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을 재밌는 방향성으로 엮어준 것 같다"며 "주제나 방식도 일반 큐레이션과는 차이점이 있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입체감 있는 추상화를 그려온 김미영 작가는 업사이클링(재활용) 작품으로 주목받는 오재훈 작가와 공간을 꾸몄다. 전시에서는 회화 작품을 패브릭에 프린트해 조명으로 재해석한 둘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와 단색화 작가 보킴은 평온하면서도 트렌디한 구성의 공간을, 채지민 작가는 2D와 3D가 공존하는 페인팅 작품을 선보인다.

YG의 '1호 작가'인 백하나 작가는 화려한 색채가 담긴 그간의 작품과 달리 모노톤의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YG라는 이름이 작품을 부각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고, 대외활동도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싶었다"고 YG에 둥지를 튼 이유를 전했다. 그가 YG에 소속된 이후 진행한 개인전에는 송민호 등 YG 소속 아티스트도 여럿 왔다 갔다.

이효정 이사는 "앞으로는 소속 작가들과 작품의 방향성을 함께 잡아가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각종 브랜드와의 콜라보 등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제안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오재훈 작가는 "YG 콘텐츠의 힘을 빌려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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