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대구역 광장→'박정희 광장' 될까…대구시 동상 건립 검토

홍준표 "대구·광주 대표하는 정치 거목의 역사적 화해도 있어야"
박정희동상건립추진위 "환영"…진보성향 시민사회 반발도 우려

동대구역 광장 모습.
동대구역 광장 모습.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고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를 대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할 때가 됐다. 시민 의견을 수렴해보겠다"며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홍 시장은 "달빛철도 축하 행사 차 광주를 가보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흔적이 곳곳에 스며 있었다"면서 "산업화 도시 대구에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자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흔적이 보이지 않아 유감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광주가 달빛동맹으로 힘을 합치는 마당에 두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거목의 역사적 화해도 있어야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많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대구역 북서쪽 광장(대구파티마병원 방면)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 등을 설치하고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을 붙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관련 예산은 동상 건립 비용 5억원과 비석과 안내문, 구조물 제작 비용 등 10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당 구상을 실현할 방안을 살펴보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전국 곳곳에 있다.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전신상을 비롯해 ▷모교인 구미초등학교 내 전신상 ▷새마을운동 발상지 청도군 신도마을 전신상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 흉상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신상 ▷강원 철원군 군탄공원 전신상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에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졸업한 대구사범학교의 후신 경북대 사범대 내벽에 흉상 부조가 있었지만 지난 2021년 건물 철거와 함께 사라졌다.

홍 시장의 구상을 계기로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8일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이하 박동추)를 출범한 (사)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는 홍 시장의 구상에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들은 "현재 동상 모형 제작이 1차 완료되고 수정 보완을 위한 검토 단계에 있다"면서 "소액 다수의 국민 성금으로 동상 건립을 하고자 모금에 필요한 등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16~30일 동상 건립 모금 전시회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추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홍 시장과 면담해 그 간 추진 상황을 전달하고 동상 건립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동상 제막은 박 전 대통령 탄신 107주년인 오는 11월 14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두고 이념 갈등이 여전히 첨예한 상황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 2017년에는 서울 마포구 박정희 기념도서관에 동상 건립이 추진되다가 민족문제연구소 등의 강한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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