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든 아랍계·트럼프는 중도보수 이탈에 '집토끼 단속' 비상

미시간이어 미네소타서 바이든 반대표 20% 육박…진보층도 '가세' 분석
트럼프, 사퇴 헤일리 지지 못받아…버몬트 패배에 주별 10~40% 등돌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 본선 후보로 조기 확정됐다. AP 연합뉴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 본선 후보로 조기 확정됐다. A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현지시간) 후보 사퇴를 하면서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 후보로 조기 확정됐다. 하지만 두 후보는 양당의 전통적인 지지층, 이른바 '집토끼'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랍계 및 진보층의 이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내 상당의 반(反)트럼프 정서 극복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 바이든, 아랍·무슬림·진보층 민심 이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시간주 프라이머리에 이어 전날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아랍계 및 무슬림 미국인과 진보층의 민심 이반을 재확인했다.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의미하는 '지지후보 없음' 투표가 속출했다.

특히 아랍계 미국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미시간주 이외의 지역에서 항의 투표 비율이 높게 나오면서 지지층 이탈의 확대 우려를 키웠다.

미네소타주의 경우 18.9%(4만5천942표)가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했는데 이는 미시간주의 13.2%(10만1천457표)보다 높은 비율이다.

미네소타주에는 주로 무슬림인 소말리아계 미국인이 8만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시간주의 아랍계 미국인 인구(2.1%·21만1천명)보다 크게 낮다.

여기에다 ▷노스캐롤라이나(12.7%) ▷ 매사추세츠(9.4%) ▷ 콜로라도(8.1%) ▷테네시(7.9%) ▷앨라배마(6%) 등에서 나온 '항의 투표' 수치는 아랍 및 무슬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랍계 인구는 적으나 적극적인 진보진영의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의 높은 득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유권자 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지층 민심 이반이 확인된 곳 가운데 미시간주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른바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로 분류되는 곳이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만1천표차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겼고, 2020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15만표 정도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1980년 이후 실시된 대선에서 2008년을 빼고는 공화당이 승리하기는 했으나 1·2위 후보간 득표차가 크지 않은 곳이다.

◆트럼프, 대졸·중도 등 외연확대 과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당내 반(反)트럼프 정서를 다시 확인했다. 니키 헤일리 전 대사가 진보 성향이 강해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버몬트주에서 승리한 것을 제외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주에서도 최소 10%에서 최대 40% 정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

실제 헤일리 전 대사가 받은 표는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표가 더 많다는 것이 여론조사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ABC·CBS·CNN·NBC 방송이 공동으로 전날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의 53%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해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으나 전통적인 지지자들의 지지 강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경선에서 백인 유권자의 73%, 남성 유권자의 74%, 4년제 대학 미만 학력자의 83%, 공화당원의 85%, 극보수 성향의 89% 등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공화당 프라이머리 유권자 가운데 비(非)백인의 32%, 여성 28%,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자 41%, 무당층 40%, 중도 성향 66%는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메클렌버그에서는 7%포인트만 앞서는 등 대선 승리에 중요한 교외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대적인 약세도 재확인됐다.

더욱이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 선언까지 얻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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