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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핫플레이스] 포항북구, 노련한 3선 배출 vs 보수텃밭 개혁 대결

김정재 후보(국민의힘)가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김정재 후보 제공
김정재 후보(국민의힘)가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김정재 후보 제공

경북 포항북구 선거구는 힘 있는 3선을 희망하는 민심과 '보수 텃밭'의 개혁을 요구하는 민심이 충돌하고 있다. 이곳에선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정재 후보와 경북 야권의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 무소속 이재원 후보가 3파전을 펼쳐지고 있다.

27일 매일신문이 만난 김정재 후보를 지지하는 포항 북구 시민들은 다선 국회의원을 필두로 포항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포항남구울릉 6선의 이상득 국회부의장, 4선의 이병석 국회부의장 등을 배출한 '정치 1번가'에 대한 향수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창출에 자부심이 있는 유권자들은 거대 야권의 발목 잡기에 대한 반감이 컸다.

죽도시장에서 만난 김모(60·창포동) 씨는 "다선의원이 버티고 있어야 국책사업이나 기업 유치 등에서 홀대를 받지 않는다"며 "영일만대교나 의대 유치 등 얼마나 지역에 할 일이 많은가? 중앙정계에서 목소리가 먹히는 정치인이 나서서 포항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북구 일대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이모(68) 씨는 "여긴 국민의힘에 대한 정서적 지지가 강하다"며 "김 의원이 3선 의원이 돼, 해오던 일을 다 끝내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죽도시장 인근에서 게장정식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73) 씨는 "윤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다는데, 정부 출범 후 2년간 야권의 발목 잡기로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일이 사사건건 막히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세에 감사를 표했다. 죽도시장 인근 중앙로 오거리에서 아침 출근길 인사를 한 김 의원은 "유권자분들이 정답게 인사해 주신다. 감사하다"고 했다.

오중기 후보(민주당)는 27일 포항 북구 흥해읍 흥해시장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중기 후보자 제공
오중기 후보(민주당)는 27일 포항 북구 흥해읍 흥해시장을 방문해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중기 후보자 제공

반면 야권에 지지를 표하는 유권자들은 지역 경제 위축과 물가 상승 등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번 총선에선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경쟁 후보 지지자들이 김 의원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포항북구 광역·기초 의원 등이 이탈한 일 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도 여권에 부담이 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9·양덕동) 씨는 "(포항이) 과메기를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비아냥을 듣지 않느냐. 그런 무조건적인 지지로 과연 포항이 무엇을 얻었나"며 "야권 의원을 배출하면 여야 대립과 상관없이 원활한 지역 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죽도어시장상인회 간부라고 소개한 최모(67) 씨는 "죽도어시장 상인들이 인건비, 채소 등 원재룟값 인상, 근해 어획량 감소 등 이중삼중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인들이 대출로 겨우 경영을 이어가는 형편"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정치권에 불만이 있어도 불이익이 있을까 봐, 겉으로 여당 지지한다고 얘기한다는 이들이 있는데 의식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좀 변해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포항시 북구는 2차전지 산업 육성 등으로 지역 정서에서 자유로운 유권자들의 유입되는 등 점차 야권에 대한 지지세가 강화되고 있다. 오중기 후보는 16년간 포항에서 활동해 온 지역 진보계의 거물로 7회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 당시 포항시 북구에서만 42%를 득표하는 등 적잖은 지지세를 모았다는 평이다. 이날 흥해시장에서 유권자들과 만난 오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무소속 출마자가 나오는 등 현역 의원에 대한 지역 반감이 적지 않다"며 "정치를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 포항 시민의 어려움에 함께 공감하고, 해결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재원 후보(무소속)가 17일 포항스틸러스 구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함께 했다. 이재원 후보자 제공
이재원 후보(무소속)가 17일 포항스틸러스 구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함께 했다. 이재원 후보자 제공

여권에 반감을 갖지만 민주당은 지지할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국민의힘 경선에 도전했다가 무소속으로 방향을 튼 이재원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대표적이었다. 이 후보가 의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포스텍 의과 대학 유치 등 활동을 기대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45·우현동) 씨는 "덮어놓고 빨간색만 찍어온 결과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지 않나"라며 "그렇다 해도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는 도저히 표를 줄 수 없다. 역량 있는 무소속 후보에게 표를 줘 여당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원 후보는 "이번 국민의힘 공천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는 유권자들이 많다"며 "표를 최대한 많이 끌어모아 당뿐만 아니라 지역의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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