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폭력 교장 파면하라" 공대위, 경북교육청 규탄 집회 열어

공대위 "지난해 9월부터 지속적 성추행… 신고 했지만 매뉴얼 안지켜져"
사건 발생 학교 학부모 "여중에서 발생한 사건… 학생 피해자도 전수조사해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중학교 학교장의 여교사 상습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전교조 경북지부 등이 참여한 공동대책위원회가 16일 경북교육청을 방문해 가해 교장에 대한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중학교 학교장의 여교사 상습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전교조 경북지부 등이 참여한 공동대책위원회가 16일 경북교육청을 방문해 가해 교장에 대한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지역 한 중학교 교장이 여교사를 상대로 상습 성추행을 일삼은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16일 '학교장에 의한 교사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경북교육청 전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속적인 성폭력과 2차 가해 학교장을 즉시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공대위 측은 "안동지역 중학교에 근무하던 A씨는 지난해 9월 B 교장이 해당 학교로 부임한 직후부터 수시로 교장실로 불려가 추행을 당했다"며 "피해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횟수도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용기를 내 이를 신고한 A 교사는 안일한 경북교육청의 대응에 2차 피해까지 입었다"고 지적했다.

지승엽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학교는 그 어떠한 곳보다 더 윤리·도덕적인 곳이고 그 책임은 학교장에게 있는데 그런 학교장이 중책을 맡은 교사에게 지속적 성폭력을 행사했다"며 "경북교육청은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자신들이 만든 신고 매뉴얼에 따라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지 않은 채 서류 미비를 문제 삼고, 직위해제를 미뤄 피해 교사는 가해 교장에게 70통이 넘는 전화와 문자를 받으며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김미정 경북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장은 "지난 2021년에도 경북에서 교사가 동료 행정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1년이 조금 지나서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다. 경북교육청이 교직원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어떻게 하기에 이런 것인가 싶다"며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성 비위 교직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주장했는데 이번 사건을 보니 재식구 봐주기라는 것이 또 다시 드러났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교사 A씨는 병원을 오가며 약 처방을 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경북교육청의 공식 사과 요청과 빠른 징계위원회를 통한 가해 교장의 파면 조치, 2차 가해 등 추가 피해자 전수조사 시행, 재발방지책 강화 등을 요구했다.

해당 사건이 전해지자 지역 내 맘 카페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권모(50) 씨는 "여학생밖에 없는 학교에서 여교사에게 파렴치한 행동을 한 교장이 있었다는 게 소름 끼친다"며 "현재 불거진 논란이 일부라도 사실이라면 해당 교장은 파면당해야 마땅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기에 전수조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1차 징계위원회를 이달 내로 진행할 계획이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대위에는 전교조 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경북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북상담소시설협의회, 포항여성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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