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빨치산 등에게 공격당한 경산 박사리 주민 13명…진실화해위 '진실규명' 결정

진실규명 2022년 10월 34명 이어, 총 47명의 늘어

경산시 와촌면 박사리 반공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열린 2023년 제43회 자유수호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박사리유족회 제공
경산시 와촌면 박사리 반공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열린 2023년 제43회 자유수호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박사리유족회 제공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는 지난달 30일 제77차 위원회에서 '경북 경산시 박사리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으로 중상해를 입은 13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해당 사건은 1949년 10월 군경 합동으로 빨치산 토벌을 진행하자 빨치산이 보복하면서 그해 11월 29일 경북 경산 와촌면 박사리 마을을 습격해 이 마을과 인근 음양리, 대동리 마을 주민들을 공격해 5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번 2차 진실규명 대상자는 당시 빨치산에게 습격당해 중상해를 입은 주민 13명이다.

이에 앞서 진실화해위는 같은 사건과 관련, 지난 2022년 10월 18일 1차로 34명(사망 32명, 상해 2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한 바 있다. 이번까지 진실규명은 모두 47명으로 늘어났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결과, 이번에 신청된 대상자 13명은 빨치산이 휘두른 칼에 찔려 허리, 머리, 어깨 등에 부상을 입고 손목이 잘렸으며, 전신을 몽둥이로 구타당해 골절상을 입는 등 피해를 입었다.

유족들은 부상자가 신체 결손, 근육 마비 등으로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등 고통이 대물림됐다고 전했다.

가해 주체는 팔공산 및 인근에서 활동하던 빨치산이고, 피해자들은 20·30대 청·장년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비무장 민간인이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진실화해위는 지역 일간지 등의 보도 내용을 발굴해 1949년 당시의 공비 토벌에 대해 상황을 재구성하는 한편, 이 사건이 경찰국장, 내무장관에게까지 보고된 관심사항이었음을 확인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및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 조치, 역사기록 반영, 평화인권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 밖에 경북 포항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 등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사건의 진실규명대상자 전원이 부상피해자라는 점에서 위원회가 상해 사건의 진실규명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며 "가해 주체가 적대세력인지 군경인지와 상관없이 참고인 진술, 신문기사 등 다양한 근거를 통해 상해 사실에 대한 진실규명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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