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수의 골프세태] <21>WAGC 두번째 대회 참관기 “딱 90타!, 보기 플레이"

대구에서 함께 간 지인, 87타로 본선 진출
신페리오 방식 적용으로 실력+복불복 성격
올해 9월 본선 대회, 한국대표 5명 선발해 태국으로

지난달 29일 충북 보은 클럽디 골프장에서 열린 WAGC 예선 대회 참가자들. WAGC 제공
지난달 29일 충북 보은 클럽디 골프장에서 열린 WAGC 예선 대회 참가자들. WAGC 제공

"90타, 진정한 보기 플레이어!"

지난주 월요일(29일) 전 세계 아마추어 골프 동호인들의 꿈의 무대인 2024 WAGC 한국대표 선발대회 예선 참가를 위해 대구의 지인 한 분과 함께 충북 보은 클럽디 골프장에서 기록한 스코어다. 지난해 참가 때(106타)보다는 좋은 성적이다.

골프 담당기자로 초청 자격으로 참가했기 때문에 본선 진출을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평상시와 다르게 엄격한 대회 룰로 예능이 아닌 다큐 모드로 18홀 라운딩에 임했다. 첫홀 일파만파(4명 모두 파로 처리)가 아니라 보기로 출발했다.

멀리건도 기대해선 안 된다. OB나 해저드 구역으로 들어갈 경우 바로 정해진 패널티 지점에서 벌타를 받은 후에 진행을 해야 했다. 트리플 보기도 하나 나왔고, 더블 보기도 3,4개 나왔지만 다행히 18홀 평균으로 보면, 정확히 보기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다.

신페리오가 아니 스트로크 방식으로 선정된 1~3위 아마추어 선수들. WAGC 제공
신페리오가 아니 스트로크 방식으로 선정된 1~3위 아마추어 선수들. WAGC 제공

◆WAGC의 대회 룰 "실력+복불복"

WAGC는 꼭 스트로크 방식으로 적게 친 타수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 스트로크(타수 기준) 함께 신페리오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70대 후반 또는 80대 초·중반의 타수를 친 참가자들이 다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기자와 함께 대회 참가한 지인도 87타를 쳤지만 신페리오 방식으로 본선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9월 한국 대표를 선발하는 대회에 초청장을 받았다. 대회 주최측 관계자는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역시 신페리오 방식을 시상을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라운딩을 마치고 다소 행운을 기대해도 좋다"며 "대회는 전 세계 골프 축제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장일환 한국 아마추어 국가대표팀 감독도 "스트로크 방식이 아닌 신페리오 방식은 전략적인 판단도 필요하다"며 "파3 또는 파5에 더블보기나 트리플 보기가 오히려 신페리오 방식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행운이 깃들어야 하는 신페리오 방식

신페리오 경기 방식은 기존의 페리오에서 다소 변형된 타수 계산법으로 골프를 다소 못쳐도 행운을 기대할 수 있다. 신페리오는 임의로 선정한 12개 홀에 대해 핸디캡을 계산해 누가 타수를 많이 줄이냐는 것이 핵심이다.

12개 홀은 전·후반 6개 홀씩(파4 4개, 파3 1개, 파5 1개) 뽑아 핸디캡을 적용한다. 중요한 것은 경기 주최 측이나 골프장에서 임의로 선정하기 때문에 어떤 홀이 12개 홀에 선정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복불복' 성격이 강하다.

핸디캡 계산은 12개 홀 타수에서의 1.5배에서 기준 타수 72를 빼고 나온 타수의 80%를 각 선수들의 타수를 계산해 등수를 가린다. 예를 들어, 12개 홀에서 60타를 기록했을 경우 (60x1.5-72)x0.8=14.4로 핸디캡은 14.4가 된다.

'18홀 최종 타수는 90타, 선정된 12개 홀 타수 60타'라면 최종 신페리오 방식으로 계산하며, 90타-14.4타(핸디캡)=75.6타가 된다. 만약 20명이 참가한 대회라면 각 선수들에 대해 신페리오 방식으로 적용해 타수를 정한 후에 낮은 타수부터 순위를 가리게 되는 것이다.

이 방식의 묘미는 12개 홀에 어떻게 선정되느냐에 따라 79타를 친 사람보다 86타를 친 사람이 신페리오 방식에서는 더 높은 등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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