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 수시까지 4개월…의대 증원 확정됐지만 교육현장 여전히 '안갯속'

합격선 하락·N수생 유입 등 여전히 변수 많아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도 입시 불확실성 높여

2024학년도 5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5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27년 만에 의대 증원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불확실한 입시 정책과 여러 변수들로 인해 여전히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 원서접수(9월 9일)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의대 증원을 시작으로 ▷무전공 선발 확대 ▷간호대 증원 ▷교대 정원 감축 등에서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입시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의대 증원 확정됐지만…변수 많아

정부의 의대 증원 작업이 탄력을 받음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지난 2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1천489~1천509명 선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 모집인원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지만 지역인재 선발전형 규모와 수시·정시 비중 등 중요한 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학들의 변경 사항이 반영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확정되는 이달 말이 돼야 학교별 모집요강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의대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목표로 하는 곳인 데다 증원 폭 자체가 워낙 커 다른 학과 합격선에도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의대에 중복 합격한 다른 상위권대 이공계열 학생, 이 이공계열 학과에 또다시 중복 합격한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우선 모집인원이 많이 늘어나고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높아지는 만큼, 비수도권 의대 합격선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N수생' 유입 규모도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통상 공부를 오래 한 N수생들은 고3 재학생들보다 수능에 강세를 보인다고 분석되는데, N수생이 크게 늘어날 경우 변별력을 위해 수능의 난도 자체가 올라갈 수 있다.

◆'무전공 선발 확대' 고3에 큰 영향

의대 이슈로 묻혀져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도 입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무전공 입학은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입학하는 것으로 다양한 전공 수업을 듣고 나서 2·3학년 때 학과를 결정하는 제도다.

교육부가 지난 1월 무전공 선발 비율을 높인 대학에 더 많은 지원금을 주기로 하면서 기존에 무전공 제도를 운영 중인 대학들은 선발 비중을 높이고 처음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하는 대학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무전공 선발 인원 규모와 전형 유형 또한 구체적인 정보가 전혀 없어 수험생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난감한 상태다.

특히 무전공 선발 인원이 늘면 그만큼 기존 학과들의 정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무전공이 아닌 특정 학과를 희망해온 학생들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또 인원 변동에 따라 기존 학과의 합격선도 달라질 수 있어 작년의 입시 결과(입결) 데이터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의대 증원이 일부 최상위권 학생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무전공 선발은 30만명이 넘는 고3 학생 전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 밖에도 간호학과 1천명 증원, 교대 정원 12% 감축 등 입시에 영향을 줄 다양한 변수들이 맞물려 있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수 경신고 진학부장은 "의대 증원과 무전공 선발 규모가 문·이과 전공 합격 성적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입학설명회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는 5월 말, 6월로 모두 미뤄둔 상태"라고 했다.

최대일 정화여고 진학부장도 "지금까지 이렇게 큰 틀이 바뀐 적은 없었는데 올해는 너무 많은 변화가 있어 혼란스럽다"며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으니 진로·진학 지도를 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