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아무도 모른다
내 가슴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연초록 가슴 부둥키며
돌 틈새로 목숨 내밀고 있는 건
누군가 불덩이 같은 가슴
비집고 들어와
머뭇거리지 않고
서성대지 않고
숨기지 않고
내 생애에 불을 댕겨
지울 수 없는 자국으로 남을까
남겨버리지 않을까
겁이 나는지
〈시작노트>
예사로 지나치는 풀잎들의 소리를 우리는 잘 듣지 못한다.
작은 돌 틈새에서 뽕긋 고개 내미는 저들을 봐 달라고 하는
작은 손짓인 것을 우린 잘 알지 못한다. 우린 기억한다.
2005년 양양에서 강풍으로 번진 산불이 낙산사로 옮겨붙으며
엄청 큰 화재로 시커멓게 남아 있는 사찰의 모습을.
무엇하나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 깡그리 휩쓸고 간 그곳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여기 있어요" 여기저기 고개 내미는
모습들에서 질긴 생명력에 감탄을 마다하지 않았다.
눈여겨보지 않는 골목길에서의 풀잎
오늘 한 번쯤 쪼그리고 앉아 풀잎들의 숨소리 한 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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