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야,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공동 대응…똘똘뭉친 ‘특검 동맹’ 결의

야당 원내대표 간 모임 정례화…채상병 특검법 처리 한 목소리
한동훈·김건희 특검법 처리 이견 없어…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도 솔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 원내대표들이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 원내대표들이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잇따른 거부권 행사에 맞서 공동 대응 및 특검법 재의결로 이를 돌파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른바 야권 동맹 형태로 공조를 강화하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자고 결의한 것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을 비롯한 6개 야당 원내대표는 전날 회동을 갖고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한 법안에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가 반복되는 것과 관련해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회동에서 "'방송4법'에 거부권이 행사돼 (거부권 행사 법안이) 총 19개가 됐다"며 "앞으로도 거부권 행사가 나올 거 같은데, 야당들이 똘똘 뭉쳐야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 균형을 잡아갈 수 있다"고 야권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진전(재의결)시키는 것은 여기 모인 야당에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야당들은 공조를 더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원내대표 간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어 군소 야당들이 요구하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관해서도 이날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주요 과제인 조국혁신당뿐만 아니라 강성인 군소 야당들과의 공조도 활발해질 경우 각종 특검법 공세 수위가 높아지는 동시에 탄핵 추진 움직임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동에서 야당 간 채 상병 사건,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사건들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특검법이나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이견 없이 적극적으로 함께하기로 야당들은 손을 모았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심판당했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 탄핵 국면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동훈 댓글 팀 의혹 특검법'을 발의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여러 가지 특검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라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과(특검법 통과를 위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여야 거대 양당 체제에서 민주당이 군소 야당들과 적극적인 공조에 나선 것을 두고 특검법 통과라는 표면적 이유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특검법 이슈를 독자적으로 처리 가능함에도 굳이 군소 야당과 공동 대응으로 진행하는 것은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에 다른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힘을 잃고 있는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했다고 보면 야당 간의 공조로 확실히 선명성을 부각하겠다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뒷면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으로 촉발된 정계 개편의 구도도 깔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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