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이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활용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향한 총공세에 나선 와중에 집권 여당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마저 내부를 향해 칼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여당 대표의 행보는 우리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
◆한동훈의 창은 왜 내부로만 향할까
한 대표는 정부와 집권당의 인기하락에 대해 모든 것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설득력 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정치지형상의 한계와 한 대표의 콘텐츠 부족이 현 사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원외 당 대표인 한 대표는 당내 인사 대부분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수우파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대다수 의원들의 지지는 커녕 오히려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내부 총질성' 발언을 일삼고 의원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려는 일말의 노력조차 않고 있다.
거야(巨野)의 벽에 부닥쳐 국회에서 뜻을 펼칠 공간도 제한적이다. 입법이나 정책, 예산을 통해 국민지지를 끌어내는 집권당의 강점을 살리는 정치는 안중에도 없다는 내부 평가가 많다. 짧은 정치 경력 탓에 정책 콘텐츠마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야당이 입법부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는 한계로 내부를 향한 자해성 정치로 자신을 부각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당내부나 국회에서 실적을 올리거나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책이나 아이디어를 낼수 없는 상황에 대통령 부부를 끌어들여 자기체급과 존재감을 키우려는 뺄셈정치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의 갈 길과 살길은
거대 야당의 공세와 여당 내부의 잇따른 갈등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수습하지 못하면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는데도 한 대표가 당정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시도하고, 존재감 을 부각하는 자기정치만 할 경우 스스로 붕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여권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탓으로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지난 대선에서 국힘을 지지한 국민들은 아주 불편하게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현안을 보는 시각이 다르더라도 집권 여당의 대표라면 정부와 집권당을 아우르고 정부부처의 실행력과 정책 예산 집행을 통해 국민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데 한 대표는 '내부로만 향하는 창의 리더십'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보수의 구심점이 되는 불쏘시개, 보수우파의 전사가 되어야 한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서 했던 것 처럼 야당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서는 모습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작은 정치에 매몰되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보수우파의 리더로 상징될 수 있도록 큰 정치를 해야지 대통령 독대에 목매는 소아적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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