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최근 갈등 관계 우려를 불식하듯 함께 대통령실 정원을 산책하고, 차담에서 한 대표가 즐겨하는 제로콜라를 세심하게 챙기는 등 예우하는 분위기 속 면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21일 이뤄진 면담은 대통령실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됐다. 당초 대통령실은 오후 4시 30분부터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공지했으나,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면담 시간이 24분가량 늦어져서 4시 54분쯤 만났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보다 먼저 도착해 기다렸고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서로 악수를 하고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까지 대통령실 인근을 10여분간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안한 정장 차림으로 만났다. 산책길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함께 자리했다.
산책에선 윤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등 외교 일정으로 면담이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된 점을 한 대표에게 설명하고, 이날 경찰의 날 행사에서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헌양된 고 이재현 경장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산책 후 실내로 자리를 옮겨 면담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정 비서실장이 배석하면서 당초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 형식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말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면담은 차담 형식으로 다과상에는 윤 대통령을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 대표를 위한 제로 콜라, 과일이 올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 30일 정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양측이 약 1시간 30분간 비공개로 만난 이후 83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면담 결과에 대해 한 대표가 앞서 예고했던 대로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 등에 대한 설명 및 해소 등 3가지 방안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민생 정책 관련 당정대 협력강화 및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필요성과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어렵사리 면담이 성사된 것에 비해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급한 현안 처리 공감대 등 높은 기대와 달리 한 대표가 앞서 공개적으로 요구한 내용들을 대통령실에 단순히 전달하는 형태였고, 공동 입장 발표 없이 끝나면서 맹탕에 그쳤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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