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대표, 총 81분간 면담 진행…함께 산책하며 예우

윤 대통령, 함께 산책에 한동훈 대표 선호 제로콜라도 준비 신경써…"우리 한동훈 대표"
한동훈 대표,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3대 요구 전달…"부담되는 이슈 선제 해소할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최근 갈등 관계 우려를 불식하듯 함께 대통령실 정원을 산책하고, 차담에서 한 대표가 즐겨하는 제로콜라를 세심하게 챙기는 등 예우하는 분위기 속 면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21일 이뤄진 면담은 대통령실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됐다. 당초 대통령실은 오후 4시 30분부터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공지했으나,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면담 시간이 24분가량 늦어져서 4시 54분쯤 만났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보다 먼저 도착해 기다렸고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서로 악수를 하고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까지 대통령실 인근을 10여분간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안한 정장 차림으로 만났다. 산책길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함께 자리했다.

산책에선 윤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등 외교 일정으로 면담이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된 점을 한 대표에게 설명하고, 이날 경찰의 날 행사에서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헌양된 고 이재현 경장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산책 후 실내로 자리를 옮겨 면담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정 비서실장이 배석하면서 당초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 형식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말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면담은 차담 형식으로 다과상에는 윤 대통령을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 대표를 위한 제로 콜라, 과일이 올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 30일 정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양측이 약 1시간 30분간 비공개로 만난 이후 83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면담 결과에 대해 한 대표가 앞서 예고했던 대로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 등에 대한 설명 및 해소 등 3가지 방안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민생 정책 관련 당정대 협력강화 및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필요성과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어렵사리 면담이 성사된 것에 비해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급한 현안 처리 공감대 등 높은 기대와 달리 한 대표가 앞서 공개적으로 요구한 내용들을 대통령실에 단순히 전달하는 형태였고, 공동 입장 발표 없이 끝나면서 맹탕에 그쳤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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