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실과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집권 여당의 수장인 한 대표는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기 보다 오히려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의 지지세가 예전 같지 않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방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역 정가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아픔을 겪은 정서가 있어 당내 분열 우려를 낳고 있는 한 대표 행보에 대해 따가운 시선도 감지되고 있다.
24일 국민의힘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한동훈 대표가 25일 오후 2시부터 대구시에서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한 대표는 대구시당에서 열리는 여성정치아카데미에 참석한 뒤 오후 3시 대구 북구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에서 개최되는 '분권과 통합' 포럼 초청 강연회에 강사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포럼 측은 지방분권과 국민통합 등에 관한 식견과 정책을 나누기 위해 한 대표를 초청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초 출범한 분권과 통합 포럼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주요 인사들을 강사로 초청한 바 있다.
이번 한 대표 초청에는 포럼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의 초청을 한 대표가 수락했고 실무진 사이 조율 끝에 방문 일정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면담이 집권당의 분열상을 노출하고 특별감찰관 임명 등 김건희 여사 문제의 해법을 두고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 간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 이뤄지는 시점이어서 공교롭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대표가 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과 함께 하락세를 보이는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 대표 행보를 보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구는 '탄핵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곳"이라며 "대구시민의 압도적 지지로 윤석열 정부가 탄생했고 정부가 잘 돼야 당도 잘 되는 것인 만큼 당정의 화합을 위한 메시지를 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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