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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가 경제를 짓이기는 암담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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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대통령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탄핵되면서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權限代行)을 넘겨받았다. 불안한 권한대행 체제가 '대행의 대행'이라는 줄타기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대통령 탄핵안 결의 등 정국 불안정 와중에도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면서 정치 리스크의 경제 부문 전이(轉移)를 막아내는 듯 보였으나 마지막 안전핀마저 위태로운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1천500원대를 위협하며 위기 상황을 가속화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에선 원화 환전을 꺼린다는 말까지 나돈다. 제주항공 참사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降等)되면 다음 단계를 예견하기조차 두려울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정치, 외교, 국방을 책임지면서 경제 사령탑 역할도 빈틈없이 수행해야 한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부터 4주간 대외신인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외관계, 금융 현안 등을 진두지휘하면서 한국 경제가 정상 가동된다는 경제부총리 명의의 서한(書翰)도 세계 각국에 발송했지만 대행의 대행 체제로의 전환은 이런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30일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 일명 'F4(Finance 4)' 회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했고, 최 권한대행을 대신해 기재부 차관이 참석하는 등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밝힌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주요 4개 카드사 매출은 연말 소비 회복 기대와는 달리 전월 대비 2% 줄었고, 특히 음식점과 식품 판매점 등 자영업자들이 밀집한 업종의 매출은 4% 줄었다. 자영업자들은 한계에 도달했다. 대출 잔액만 1천64조원, 연체액은 18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안타깝게도 상황은 악화 일로다. 정치권은 국민의 안녕(安寧)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정치가 경제를 짓이겨 버릴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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