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
내일이면
엄마는 퇴원한다
형제들이 모였다
엄마를 누가 모실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큰형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요양원에 모시자
밀랍처럼 마음들이 녹는다
그렇게 모의하고 있을 때
병원에 있던 작은 형수
전화가 숨 넘어간다
어머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고 있다며……
퇴원 후를 걱정하던 바로 그 밤
자식들 역모를 눈치챘을까
서둘러 당신은
하늘길 떠나셨다

<시작 노트>
"누가 모실까?" "내가 모시겠습니다." 이 말을 왜 하지 못했을까? 안 했을까? 지금도 마음이 아려옵니다. 삶이 순간인 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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