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꿈꾸는 시] 전병석 '역모'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졸업, 2021년 '문학청춘' 신인상 등단
시집 '그때는 당신이 계셨고 지금은 내가 있습니다', '화본역' 등

전병석 시인의
전병석 시인의 '역모' 관련 이미지

〈역모〉

내일이면

엄마는 퇴원한다

형제들이 모였다

엄마를 누가 모실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큰형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요양원에 모시자

밀랍처럼 마음들이 녹는다

그렇게 모의하고 있을 때

병원에 있던 작은 형수

전화가 숨 넘어간다

어머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고 있다며……

퇴원 후를 걱정하던 바로 그 밤

자식들 역모를 눈치챘을까

서둘러 당신은

하늘길 떠나셨다

전병석 시인
전병석 시인

<시작 노트>

"누가 모실까?" "내가 모시겠습니다." 이 말을 왜 하지 못했을까? 안 했을까? 지금도 마음이 아려옵니다. 삶이 순간인 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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