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상자들을 두고 그들은 떠났다
아래층에 맡겨둔 봄을
아래층에 맡겨둔 약속을
아래층에 맡겨둔 질문을
아래층에 맡겨둔 당신을
아래층이 모두 가지세요
그 상자를 나는 열지 않아요
먼저 온 꽃의 슬픔과 허기를 재울 때
고요히 찬 인연이 저물 때
생각해 보면 가능이란 먼 것만은 아니었어요
<시작 노트>
우리 삶의 문 앞에는 수많은 택배 상자가 놓이겠지요. 그 상자 안의 봄과 약속과 질문과 당신은 모두 욕망의 분신입니다. 청춘이라면 낱낱이 개봉하여 그 많은 감정과 내용과 미래를 흠향하겠지만 이제 나는 상자를 열지 않고 봄과 약속과 질문과 당신을 모두 양보하겠어요. 대신 보이는 것 너머 보이지 않는 환상의 상자를 마련하려 합니다. 그 무한이 다시 불가능을 확인하는 일이 되더라도 말입니다.































댓글 많은 뉴스
장동혁 대표 체제 힘 실은 TK 의원들
李대통령, 이학재 겨냥? "그럼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는 법 가르치나"
장동혁 "당명 바꿀 수도"…의원 50여명 만나며 '쇄신 드라이브'
李대통령 "내가 종북이면 박근혜는 고첩…과거 朴정부도 현금지원했다"
李대통령 지지율 54.3%로 소폭 하락…전재수 '통일교 의혹'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