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선 코앞인데 지리멸렬한 국민의힘, 이럴 때인가

6·3 대통령 선거가 코앞인데도 여권(與圈)은 지리멸렬하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비롯된 것으로, 여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여권이 똘똘 뭉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기 힘든 여건이다. 그런데도 여권의 후보 단일화(單一化)는 진전이 없고, 선거를 도와야 할 국민의힘 후보 경선 경쟁자들은 흩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단일화 문제로 맞서고 있다. 김 후보는 6일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5일 긴급 의총(議總)을 열어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며, 후보 등록 마감(11일) 전에 최종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단일화 당사자인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신경전(神經戰)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기득권을 내려놓거나 희생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건 김덕수건 무조건 합쳐서 이기자"고 했던 김 후보는 시간만 끌고 있다. 지금은 기싸움을 할 상황이 아니다. 경선 주요 경쟁자들의 행보(行步)도 실망스럽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경선 탈락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서울 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데 이어 5일 미국행을 결정했다. 또 SNS에 "내가 당을 버린 게 아니라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이라며 탈당 관련 해명을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의 선거대책위원장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모두 무책임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대법원 파기환송 선고' 악재에도 '이재명 후보 사법 방탄'의 단일 대오(單一隊伍)를 강화하며, 대선 승리에 매진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여권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92%, 보수 성향 국민의 76%가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부응하는 답이 빨리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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