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에 이어 1990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기록이 된다.
KDI는 14일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상반기 0.3%, 하반기를 1.3%로 각각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연간으로는 0.8%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 2월 1.6%로 예측했던 수치를 석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1.0%), 한국은행(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대외 충격의 영향이 대략 0.5%포인트(p), 대내 충격이 0.3%p로 산출됐다"며 "지난달부터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했을 뿐만 아니라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당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이번 전망에서 미국 행정부의 기본 관세 10%와 철강(25%)·자동차(25%) 등 품목별 관세율이 지속할 것으로 전제했다. 건설경기 급강하도 성장률 전망 하향에 영향을 미쳤다. KDI는 건설 투자가 작년(-3.0%)에 이어 올해(-4.2%)에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비수도권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하는 가운데 주택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등 주택경기가 하락하고 있다"며 "부동산 PF 대출 구조조정 지연으로 건설업체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경우 건설투자 회복이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도 부진할 전망이다. KDI는 "정국 불안에 대한 심리 위축에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가시적인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민간소비는 올해도 1.1% 내외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KDI는 암울한 경제 전망에도 추가 재정지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봤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023년과 지난해 각각 -3.6%, -4.1%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3조8천억원 추경 반영 시 -3.3%로 목표 상한선인 3%를 웃돈다. 대신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제안했다.
정 실장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두 차례, 올해 한 차례 총 세 차례 금리 인하를 했다"며 "지금 경기 등을 봤을 때 올해 추가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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