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만 관광객 유치가 목표인 울릉군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관광 황금기가 저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4월 울릉 항로에 운항하는 여객선 두 척이 추진기 고장으로 장기 휴항에 들어갔다. 운항 재개 시점도 정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울릉~후포 항로에 운항 중인 대형 크루즈 여객선도 올해 8월까지 운항하고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 오는 10월 강릉~울릉 여객선 운항마저 불투명해져 주민들 불안감은 커져 간다.
지역에선 여객선이 운항할 땐 느끼지 못한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다. 또 여객선 휴항에 따라 식당과 숙소, 렌터카 등 예약이 취소되자 올 한 해를 준비한 관광업계의 한숨 소리와 함께 벌써 겨울철 비수기를 걱정하는 모양새다. 지역 내 임대 상가도 부쩍 늘고 있다.
올해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가량 주는 등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체감 폭은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크게 느끼고 있다. 그 이유를 두고 현재 운항하는 여객선 승선객은 다른 여객선 승선객에 비해 울릉도 체류 시간대가 짧고, 패키지 관광객보다 일반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여행업계에서는 향후 여객선의 장기 휴항, 매각 등 악재가 겹쳐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비단 울릉도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지가 전반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돼 국민이 여행에 지갑을 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관광 부진을 단순히 경기 탓으로만 돌리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국민들은 국내 여행보다 해외여행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각 지자체마다 방문객 증감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일부 지자체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라남도 강진군이 올해 시행한 '반값 여행'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지역에서 소비한 비용에 대해 50%를 지역화폐인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관광, 경제 결합 정책이다.
올해 1∼3월, 3개월간 2만7천여 팀이 사전 신청 후 강진을 찾아 1천453개 업소에서 48억원을 지출했다. 알뜰 여행을 바라는 소비 트렌드에 부응한 가성비 높은 관광 상품이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벤치마킹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경상남도 사천시도 지난 3월 말 관광객들에게 숙박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숙박비에 따라 2만∼3만원의 할인 쿠폰을 발행해 관광객 부담을 덜어 줬다.
또 전남도는 5월 한 달을 '전남 방문의 달'로 정하고 여행객에게 '5월 빅 3 특별 할인 혜택'을 시행했다. 숙박업소 이용료 50% 할인과 워케이션 숙박 시설·사무실 이용료 등 50% 할인, 주요 관광지와 체험 시설 입장료 등을 파격 할인하고 있다.
이제 마냥 관광객이 오기만 바라는 관광지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또한 획일화된 관광 상품, 패키지 횡포 등 관광객들의 불만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독도와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지만 비싸고 불친절해서 다신 안 간다는 관광지에 울릉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관광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선 우선 주중 관광객 모객부터 늘려야 한다. 이와 함께 가성비와 가심비를 잡고,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품 개발과 관광지 가치를 키울 노력도 해야 한다.
한번 무너진 관광산업은 다른 사업과 달리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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