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힘 혁신위원장 내정된 안철수 의원 "국민 신뢰 회복이 기본, 그 다음 대선백서 내"

4일 서강대 최고위과정서, 공정과 상식 회복 등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 주제 강연
"대선 백서 만들어 과거 실수 되풀이 않아야" "혁신위원들이 당 신뢰 회복 메신저 될 것"
"해수부 부산 이전은 포퓰리즘, 기업이나 은행 이전하는 게 부산에 더 도움될 것"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후 서강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과정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최병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후 서강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과정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최병고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안철수 의원은 4일 "(우리 당이)어떤 메시지를 내도 메신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다. 국민 신뢰를 다시 받으려면 국민에 대한 사과가 기본이고, 그 다음 대선 백서를 만들어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날 서강대 경제대학원 글로벌EnH최고위과정 및 최고감사인과정에 강연자로 초청된 가운데, 최근 당 지지율 하락 등 어려움 속에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각오를 묻는 취재 기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오는 7일쯤 비대위에서 뽑을 예정인 혁신위원들이 국민신뢰 회복의 메신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강연 후 새 정부 해수부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해수부 부산 이전은 반대한다. 표퓰리즘"이리고 잘라 말한 뒤, "차라리 기업이나 은행이 가는 것이 부산 발전에 도움이 되고, 해수부는 세종에 있어야 다른 부처와 일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2025년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90여분간 강연했다. 7대 시대정신으로는 ▷공정과 상식 회복 ▷저출생 고령화 VS 지역균형발전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 ▷대한민국지속가능성 ▷국민통합 ▷자강안보 ▷외교강국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후 서강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과정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최병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후 서강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과정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최병고 기자

먼저 공정·상식 회복과 관련해 "젊은 세대로 갈수록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다"며 "우리나라는 후진국일 때와 국민소득 3만불일 때 태어난 사람이 동시에 살고 있는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국가다. 국민 통합, 갈등 해소가 과제인데, 정치가 포퓰리즘과 갈라치기를 조장하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도) 19대 만해도 사이가 괜찮았는데, 22대 때 교류가 완전히 끊어졌다. 우리 편은 잘했고, 상대편은 무조건 잘못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아무리 우리 편이라도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4선 중진에 당내 소신·개혁파로 꼽히는 안 의원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반대 당론'을 거슬러 찬성표를 던졌고, 채상병 특검법에도 찬성표를 던진 만큼, 이런 평소 생각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저출생 고령화 문제 등과 관련해 "지역 불균형 때문에 저출생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대학 졸업하면 수도권으로 오는 현상이 대구가 가장 심하고 그 다음이 부산이다. 하지만 서울로 올라온 젊은이들은 주거, 결혼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저출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가 균형있게 발전해야 저출생 문제가 해결 된다며, 독일을 그 본보기 사례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우리나라 인구 5천만명 중에 서울에 1천만명이 산다. 독일은 인구 8천만명 중에 베를린 350만명, 뮌헨 150만명인데, 좋은 학교·기업들이 지역에 골고루 흩어져 있어 몰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역균형발전 해법안으로는 ▷인구 500만명 이상 도시 행정통합 ▷국가 인센티브로 지역 물류망 건설 ▷중앙정부가 독점하는 재정 권한의 지방정부 이양을 제시했다.

그는 "아마존 제2본사로 버지니아주가 낙점된 것은 임대료 법인세 혜택을 주고, 대학에 아마존 맞춤형 학과를 만들어 인재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법인세가 100% 국세여서 불가능하다. (법인세) 절반은 지방정부에 떼주고, 지방 도시들이 글로벌 기업 유치를 경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후 서강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과정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최병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오후 서강대 경제대학원 최고위과정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최병고 기자

미래 먹거리·일자리와 관련해선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차 때문에 그동안 먹고 살았지만, 중국에 곧 추월당할 처지"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철강, 조선, 중화학에 국가자금을 투자하고 육성하는 산업정책을 밀어붙였듯, 국가정책을 통해 반도체,수소,소형원자로,K콘텐츠 등을 초격차분야로 육성해 1등이 되도록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인구문제, 연금문제, 재정고갈 세가지 과제로 요약했다.

그는 "일본은 매년 100년 추계를 해서 100년 후 자손들이 연금을 어떻게 받을지 준비한다. 직업에 관계없이 동일한 연금을 주는 등 일찌감치 연금문제 해법을 마련했다"며 "반면 우리는 연금 고갈 시기를 수년 늦췄을 뿐인 만큼, 매 정부마다 연금 격차를 좁히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했다.

재정고갈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안 의원은 "전 국민 모두에게 15만~50만원 줄 게 아니라 상위 10%에 줄 돈을 모아서 하위 10%에게 100만원 주는게 낫다"며 "계속 국가재정으로 (돈을)나눠주면 급속도로 재정이 고갈되고, 결국 그 빚은 우리 아이들이 갚아야한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가 소비 진작을 이유로,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전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하고자 13조원을 추경안에 편성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안보·외교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해군 군의관 출신 경력을 소개하며 "우리 스스로 안보 능력을 강화하려면 미국을 설득해서 핵추진잠수함을 가져야 한다"고 했고, "과거 우리 나라도 도움 받았듯이 더 못사는 나라를 돕는 글로벌 기부국이 돼야 국제 행사도 유치할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이공계 출신으로 의사, 대학교수, IT기업 CEO 등 다양한 경력을 지난 안 의원을 당 쇄신 작업을 진두지휘할 혁신위원장에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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