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中 서해 침탈 규탄 성명 기권한 국회의원, '나 몰라라' 하는 정부

중국의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구조물 설치를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이기헌·홍기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진보당 손솔·전종덕·윤종오 의원 등이 기권(棄權)한 것은 충격적이다. 특히 "중국의 양식 시설 무단 설치에는 반대하지만 갈등을 고조시키는 대응보다는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진보당 해명은 굴중(屈中) 성향을 뚜렷이 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무려 6년 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한국 정부의 항의는 무시(無視)되었다. 진보당은 구조물 3기 모두 양식장 시설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민간 선박과 군함의 항행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어 한국의 어업 및 안보에 위해(危害) 요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구조물에 접근하자 중국은 해경 함정 2척 등을 동원해 흉기로 위협하며 정당한 해양 조사를 방해(妨害)한 것이 알려졌다. 중국이 또 서해 길목 70%에 부표(浮標)를 설치해 한미 군함의 진입을 방해하는 것도 드러났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외교부 국장급 회의에서 '구조물을 PMZ에서 빼 달라'고 요구한 것이 전부였다. 주권 국가라면 당연히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招致)해 강력히 항의한 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재명 정부는 그 어떤 적극적 태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게 나라냐"는 한탄(恨嘆)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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