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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의 헬기 이야기] 하늘을 나는 택시, 어떻게 강대국의 무기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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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 전 육군 헬기부대 대장·정치학 박사
하대성 전 육군 헬기부대 대장·정치학 박사

미국은 2026년 1월 3일 베네수엘라를,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하며 '불량 국가의 독재자'를 정밀 타격하는 압도적 군사력을 과시했다. 누군가에겐 부당하겠지만, 전쟁 상관관계 프로젝트 데이터에 의하면 1816년부터 1965년까지 발생한 전쟁 93건 중 대부분이 강대국이 참여한 전쟁이었다. 이는 국제정치에서 반복되는 역사적 패턴으로 보인다.

강대국의 전쟁성과 승률 분석은 더더욱 놀랍다. 전쟁성은 전쟁 참여 빈도, 전투 사망자, 전쟁 규모 등을 종합한 지표인데, 이 기준에서 강대국은 단연코 1등이다. 전쟁 승률도 강대국이 높고, 특히 약소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때에는 선제공격을 한 강대국의 승률이 압도적이었다. 한마디로 강대국을 정의하면 전쟁을 아주 잘하는 국가다. 결국 강대국이 되려면 전쟁에 대비하고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선제공격을 잘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강대국은 끊임없이 더 새롭고, 더 효과적이며, 더 위협적인 무기체계를 필요로 한다. 헬기도 그러한 요구의 산물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후 2차 세계대전 당시 '하늘을 나는 택시'로 상상을 자극하던 아이디어가 실제로 전장에 등장하게 된 이유다.

15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헬기라 불린 '에어리얼 스크루(aerial screw)'는 당시 밀라노 공국의 군사 기술자로서 전쟁 억지와 방어력 과시를 위한 설계 활동의 일환으로 그려졌다. 이후 영국의 헬기 모형 제작(1796년), 프랑스의 최초 유인 헬기 제작(1907년), 스페인의 최초 실험용 오토자이로 비행 성공(1923년), 이탈리아의 최초 헬기 비행 기록(1930년) 등을 거쳐 최초의 진정한 헬기는 독일에서 개발(1936년)이 된다.

독일은 FL-282(일명 콜리브리) 헬기를 해군에 실전 배치하고, 1,000대를 주문했지만 실제 완성된 기체는 20 여대 정도로 생산능력은 형편없었다. '세계 최초의 실질적 양산형 군용 헬기'라는 의미는 컸지만 실험적 전력으로 2차 세계대전에 끼친 영향은 미미했다.

현대 헬기의 시조는 미국이다. 1939년 이고르 시콜스키가 개발한 VS-300은 주 로터에서 발생하는 토크를 상쇄하기 위해 꼬리 로터를 사용한 최초의 헬기였다. 이 방식은 오늘날 대부분 헬기에서 적용하고 있지만 VS-300은 기술 실험을 위한 실험용 헬기에 불과했다.

2차 세계대전 중 미 육군과 해군, 해안경비대에서 헬기를 도입해 수색·구조·관측·해상 비상 구조 등에 시험 운용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화는 헬기를 단순한 수송·연락 수단에서, 전쟁 양상을 바꾸는 핵심 전력으로 탈바꿈시켰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헬기는 본격적으로 전장에 투입된다.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한국 전선에서 부상병 후송과 연락·관측·제한적 보급 임무 등을 위해 대규모·실전적으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을 통해 헬기는 손실을 줄이고 작전 유연성을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였으며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 개념의 운용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1960년 미 육군항공 검토위원회에서 미래의 국지전·저강도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육군항공 헬기 전력을 대폭 증강할 것을 권고했고, UH-1H를 주력 플랫폼으로 하는 공중기동 개념을 정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헬기로 병력을 전장 어디든 신속히 투입·철수시키고 화력·보급·지휘 통제까지 공중으로 올린다는 새로운 교리가 마련된다.

1961년 베트남전쟁에서 헬기는 전술·작전의 중심축으로, 공중기동 개념의 핵심 수단으로 등장한다. 헬기는 보병을 싣고 정글·산악·저지대·습지 어디든 상륙·투입시키는 수단이 되었고, 공중강습작전이 미 육군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하늘을 나는 택시'가 미래 전장의 핵심이 되도록 싸우는 방법을 개발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해 왔다. 현재 미군의 헬기 전력은 5,737대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양적 우위뿐 아니라, 공중기동 교리와 운용 경험 축적은 넘사벽 차원의 핵심역량이다. 미국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선제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으로 존재한다.

하대성 전 육군 헬기부대 대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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