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침밥이 보약!" 경산여고, 사랑 담긴 아침 간편식 매일 제공

경산시·교육청 협력 '학교 아침 간편식 제공 시범사업'
학부모 직접 메뉴 개발… 따뜻한 마음 더한 아침 식사

경산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올해부터 추진된
경산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올해부터 추진된 '학교 아침 간편식 제공 시범사업'을 통해 간편식을 제공받고 있다. 경산여고 제공

"빵이랑 주스, 유산균까지 다 있어요. 이 정도면 집보다 나아요!"

7월 어느 평일 아침, 경산여자고등학교 1층 복도. 등교시간이 막 끝난 교실 앞 복도는 유난히 붐볐다. 줄지어 선 학생들의 손에는 초코 머핀과 샌드위치, 과일주스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침 먹었어?"라는 인사 대신 "오늘 간편식 뭐 나왔어?"로 바뀌었고, 교복 입은 아이들의 표정은 잔뜩 기대에 차 있었다.

이곳 경산여고는 올해부터 경산시와 경산교육지원청의 협력으로 '학교 아침 간편식 제공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복도 끝 학습지원센터 앞에서는 매일 아침 자원봉사자 조끼를 입은 학부모들이 직접 간편식을 나눠준다. 등교한 학생들은 하나둘 줄을 서서 익숙하게 아침을 받아 든다.

봉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우리 딸은 이거 받으려고 더 일찍 학교 나간다"며 미소 지었다.

아침을 거르기 쉬운 청소년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등교 후 수업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이제 경산여고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1학년 김모 학생은 "중학교 때도 제공 받았는데 고등학교에 와서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아침밥 못 챙길 때가 많은데 학교에서 주니 든든하다"고 전했다.

함께 식사를 하던 다른 학생들도 "배고픈 채로 수업 들을 땐 집중이 안 됐는데 이젠 그런 걱정 없다"고 말했다.

경산여자고등학교 학부모들이 매일 아침 제공되는 간편식 개발을 위해 직접 회의를 열고 메뉴를 논의하고 있다. 경산여고 제공
경산여자고등학교 학부모들이 매일 아침 제공되는 간편식 개발을 위해 직접 회의를 열고 메뉴를 논의하고 있다. 경산여고 제공

간편식 구성은 하루하루 달라진다. 초코 머핀과 오렌지 주스, 시리얼바, 유산균 음료, 구운 계란, 계절과일 등 식중독 걱정 없는 HACCP 인증 제품으로 엄선됐다. 이 메뉴를 직접 고른 것도 학부모들이다.

학부모회는 수차례의 메뉴 회의를 거쳐 학생들의 입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식단을 개발했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엄마의 마음'이었다.

현재 이 사업은 35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회 김양미 회장은 "계절에 따라 메뉴를 바꿔보려고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따뜻한 아침을 선물하는 일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산여고 최보용 교장은 이 사업을 '학교와 지역이 함께 만드는 따뜻한 교육의 현장'이라 표현했다.

그는 "아이들의 건강한 하루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며 학교가 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복지"라며 "무엇보다 학부모와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 손잡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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