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 2월 시내버스 노선개편 당시 도시철도 노선과의 중복을 줄이겠다며 대구와 경산을 오가는 차량을 대폭 축소했지만 올해 경산 구간 도시철도 승객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와 겹치는 구간의 노선버스를 줄이면 도시철도 승객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빗나간 셈이다.
◆수요 흡수 대신 동반 위축...영남대 하루 승객 전년 대비 3.12% 감소
대구시에 따르면 노선 개편으로 대구와 경산 시내버스 업체가 공동배차하는 노선(이하 공동배차노선)은 5개에서 3개로 줄었다. ▷509 ▷814 ▷840 ▷708 ▷939 등 5개 노선 중 708번과 939번이 노선개편에 따라 운행구간이 축소되면서 경산시 운행을 하지 않게 됐다.
공동배차노선 운행 대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대구와 경산을 합쳐 모두 126대가 투입됐던 공동배차 노선버스 대수는 현재 79대로 줄어든 상태다. 대구 업체 버스는 기존 97대에서 61대로, 경산의 경우 29대에서 18대로 각각 감소했다.
대구시는 노선 개편 당시 공동배차 노선 축소에 대해 추가 도시철도 개통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 택지 개발 지역 교통수요를 위해 버스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구와 경산은 도시철도 중복 구간이 있어 시민 불편이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도시철도가 줄어든 시내버스 교통수요를 받아내기보다는 오히려 승객 수가 줄었다는 점이다.
31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도시철도 2호선 영남대역 하루 평균 승차인원은 7천9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천234명)에 비해 3.12% 감소했다.
영남대역과 함께 경산 지역에 있는 도시철도 2호선 정평역과 임당역의 올해 하루 평균 승차인원도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55%, 1.73% 줄었다. 같은 기간 도시철도 2호선 전체 승차인원이 0.63% 줄어드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유독 컸다.
◆"버스와 도시철도 특징 달라 수요 흡수 어려워"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선버스를 축소한다고 해서 기존 시내버스 승객이 도시철도로 이동할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기존 대구 시내버스 이용 승객의 경산버스 유입, 인구와 학생 수 감소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용한 경일대 철도운전시스템학부 교수는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중복성을 줄이고 신규 택지에 노선버스를 투입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라며 "다만 대중교통 이용객이 특정 대중교통 수단을 선택하는 이유는 변하지 않기에,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간 승객 수 증감이 산술적으로 들어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시내버스 노선이 축소된 탓에 환승이 위축되거나 헐거워진 대중교통망에 자가용이나 택시 등을 선택하면서 도시철도 수요의 동반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 교수는 "시내버스의 경우 정거장이 많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도시철도의 경우 '정시성'이 각각 특장점이다. 각 수단의 장점을 취하던 기존 승객은 노선 개편과 무관하게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기존 이용 수단을 계속 이용하는 경향성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경산 구간 도시철도 승객 감소를 줄어든 경산 시내버스 노선 탓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시철도 승객 수 감소는 학생 수가 줄거나, 기숙사 등 학생 주거공간이 확충됐거나 하는 등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기존 대구 노선버스를 이용하던 승객들이 경산 시내버스 승객으로 흡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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