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월 전력 사용량 뛴다…가전 다양화에 주택용 전력 비중 ↑

지난해 대구 가구당 전력 사용량 362kWh '역대 최다'
주택용 전력사용량 비율 29.4% 차지, 5년간 비중 확대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소형모듈형원자로' 시장 급성장
산업연 "데이터센터 전용 분산전원으로 SMR 고려해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된 9일 서울 영등포 쪽방촌 골목에서 한 주민이 부채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된 9일 서울 영등포 쪽방촌 골목에서 한 주민이 부채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철 기온 상승에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대구 지역에서도 전력 사용량이 증가 추세다.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 대중화가 전력수요를 더하고 있다. 일각에선 원자력 발전소(원전)와 AI 데이터센터 확대 설치에 따른 분산형 전원 시스템 등으로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전력 사용량·전기요금 동반 상승

한국전력공사 '전력데이터 개방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구 지역의 8월 가구당 전력 사용량은 지난 2020년 평균 277kWh(킬로와트시)에서 2021년 324kWh, 2022년 329kWh, 2023년 330kWh 등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대구의 가구당 전력 사용량은 362kWh를 기록했다. 해당 시스템으로 조회 가능한 2013년 이후 8월 전력 사용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용도별로 보면 지난해 8월 대구의 전력 사용량은 산업용(5억6천709만kWh), 일반용(5억4천401만kWh), 주택용(4억9천367만kWh) 등의 순으로 많았다.

주택용 전력 사용량 비중은 29.4%로 5년 전(26.0%)보다 3.4%포인트(p) 확대됐다. 반면 산업용 전력 사용량 비중은 2020년 36.1%에서 작년 33.8%로 줄었고, 일반용도 같은 기간 33.4%에서 32.4%로 소폭 축소됐다.

전기요금 또한 상승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8월 대구의 가구당 전기요금은 평균 5만5천917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4만7천872원)보다 약 8천원, 5년 전(2만7천646원)보다는 2만8천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가전제품 다양화에 전력수요 증가

갈수록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력 사용량이 확대된 추세로 읽힌다. 2019년 우리나라의 에어컨 보급률은 이미 가구당 1대에 육박한 수준이었다.

전력거래소가 2019년 진행한 '주택용 가전기기 보급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주요 가전기기 중 TV(가구당 1.23대→1.13대)와 냉장고(1.04대→1.01대), 선풍기(1.72대→1.53대) 보급률은 6년 새 하락했으나 에어컨(0.78대→0.97대) 보급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또 의류건조기, 에어프라이어,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이 등장한 점도 전력 사용량을 높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거래소는 "에어컨 보급률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세탁기, 냉장고 등과 같이 생활필수 가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며 "높아진 소득 수준과 덥고 습해진 여름철 기후변화 영향으로 에어컨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전력효율이 향상된 제품이 늘어난 것도 보급률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의
전력거래소의 '2019년 주택용 가전기기 보급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어컨 보급률은 지난 2013년 가구당 0.78대에서 2019년 0.97대로 늘었다. 전력거래소 제공

◆데이터센터 확충 따라 SMR 부상

AI 시장이 급성장한 점도 전력 수요를 끌어올렸다.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확대 설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들 시설이 하나둘 가동되면 전력 사용량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최대 에너지원인 원전을 확대하고 송배전망 등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스템) 고도화 ▷에너지 저장장치(ESS) 구축 확대 ▷분산형 전원 시스템 도입 등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

소형모듈형원자로(SMR)는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함께 부상한 대안이다. SMR은 전기출력이 300㎿(메가와트) 이하인 원자로로, 공장에서 원자로 부품을 모듈(module·기능별 단위로 분할한 부분)로 생산해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100%에 육박하는 가동률을 유지해야 하는데, 대량의 병렬 연산과 고성능 컴퓨팅 지원 등으로 전력 소모가 많아 중앙 전력계통에 의존할 경우 사고 위험이 크다"며 "분산전원 도입이 바람직하며, AI 데이터센터 전용 분산전원으로 재생에너지와 함께 SMR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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