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임상준] '저출생 전쟁'과 와신상담(臥薪嘗膽)

월나라 임금 구천, 와신상담 하며 인구 늘리기 총력→전쟁 승리
경북도 저출생과의 전쟁 선포→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으로 효과

경북도와 일본 돗토리현은 28일 경북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경북도와 일본 돗토리현은 28일 경북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저출생 극복 국제 공동포럼'을 열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돗토리현 나카하라 미유키 부지사가 저출생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매일신문DB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오나라와 전투에서 패배한 월나라 임금 구천은 '앉아서 쓸개만 씹은(臥薪嘗膽)' 게 아니다. 인구 늘리기에 매진했다.

결혼 적령기 16세 여자, 20세 남자가 그때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부모에게 벌금을 물렸고, 건강한 남성이 허약한 여성을 아내로 맞지 못하는 법까지 만들었다.

아들을 낳으면 술 두 병과 개 한 마리, 딸은 술 두 병과 돼지 한 마리를 주도록 했다. 자녀 3명을 출산한 다자녀 가구는 보모를 붙여줬다. 그냥 쓸개만 핥고 있었다면 재도전한 전쟁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인구가 곧 '국력(國力)'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중국이 단숨에 개발도상국에서 G2로 발돋움한 데는 거대 인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유엔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인구는 14억2천만 명으로 세계 237개 국가 중 인도(14억6천만 명)에 이어 두 번째다.

인구 대국 중국조차도 매번 인구 위기론을 띄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체계를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나라 정상들도 인구 문제를 핵심 국가 의제로 규정, 출산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3위·3억5천만 명)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은 더 많은 아기를 원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9위·1억4천만 명)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8명 이상 자녀를 낳자. 인구를 늘리는 것이 향후 수십 년간 우리의 목표"라고 선언했다.

일본(12위·1억2천만 명)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본은 사회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다"며 "출산 및 육아 정책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는 그야말로 위기다.

한국 출산율은 지난해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대로 간다면 50년 뒤인 2075년에는 총인구가 3천198만 명으로 줄고 2100년에는 2천185만 명으로 빠르게 '인구 소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인구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출생의 주체 입장에서 비출산보다 출산이 더 선호되는 경제·사회·문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출생에 따른 비용은 줄이고 출생에 따른 편익은 늘리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상북도가 핵심 전략으로 추진 중인 출산 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도는 앞서 이철우 지사를 필두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하고,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올해는 '저출생과 전쟁 시즌2'를 맞아 사업을 100대에서 150대 과제로 늘리고, 예산도 1.8배 증가한 3천578억원을 투입하는 등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상반기 저출생 극복 사업 150대 과제의 평균 추진율은 54%로 1분기(34%) 대비 20%포인트 향상됐다. 국·도비 예산도 2천576억원(집행률 58%)을 집행, 6대 분야별 주요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생 전 주기 대응 6대 분야별 주요 사업은 ▷만남 주선 ▷행복 출산 ▷완전 돌봄 ▷안심 주거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등이다.

경북도의 저출생과 전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저출생 시즌2'에 이어 업그레이드된 '출생 모델'이 촘촘히 준비돼 있다.

구천이 쓸개를 씹으며 전투 준비에 매진했듯, 경북도도 다양한 출산장려책을 마련해 저출생과 전쟁에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