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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한길 씨의 대구시장 공천 발언, 대구 시민에 대한 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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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가 "대구시장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한길 품는 자가 내년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되고, 향후 국회의원 공천(公薦)도 받을 수 있다. 다음 대통령까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시민들을 무시한 발언이자 공천 공정성을 해치는 발언이라고 본다.

이진숙 위원장은 "방통위원장 임기는 2026년 8월까지"라며 "임기를 채우면 지방선거 출마는 불가능하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런 마당에 영향력 큰 유튜버가 "이진숙 위원장이 대구시장 해야 한다"거나 우상호 정무수석이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을 하는 목적이 정치적인 것 같다.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그만두고 나가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무엇보다 공천은 국민 의사, 정당의 철학, 비전을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강성 유튜버들이 개인적 영향력이나 팬덤을 기반으로 특정인 공천을 요구하거나 암시(暗示)하는 것은 공천을 사적 친소(親疏) 관계에 따라 결정하자는 말처럼 들린다.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이른바 '텃밭'은 공천만 하면 당선되는 지역구로 사실상 '비례대표'나 다름없다.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을 응원하고, 대구를 응원한다면 특정인에 대한 공천 이야기를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공천 방식을 전면 쇄신(刷新)하라고 주장해야 한다.

여야를 떠나 사실상 공천이 당선인 지역구는 100% 지역 당원과 주민의 뜻을 묻는 상향식 공천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지역 당원과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는 것, 투명한 공천 과정으로 경쟁력을 확인하는 것, 기존 정치인이 아닌 신인 후보들에게 참여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이 정치 쇄신이자 국민과 소통 강화일 것이다.

정치 유튜브 채널들은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각 당의 활동에 큰 동력(動力)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럴 수록 자극적 발언보다는 정제된 표현, 사려(思慮) 깊은 언행으로 더 나은 정치에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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