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교육 연수와 교원 연수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자 도입한 '제안입찰제'가 현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과거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연수는 항공권 확보 실패, 열악한 숙박과 식사, 현지 기관 방문 불발 등으로 교사·학생·학부모의 불만을 낳았지만, 최근에는 전문성과 실효성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몇 년 전 북유럽 탐방 연수에서는 낙찰업체가 현지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해 교직원들이 개인 카드로 직접 항공권을 결재하는 해프닝도 벌어졌고, 숙소와 식사가 부실해 연수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또 다른 업체는 현지 기관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미국에 도착해 필요 기관을 전혀 방문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계기로 경북교육청은 올해부터 '2단계 규격제안평가'를 도입해 가장 전문적이고 실효성 있는 기획을 제안한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에는 행복교육지원과 주관으로 미국 서부에서 열린 한국어 교사 연수는 성과가 뚜렷했다. UCLA 재학생과의 멘토링, 에듀테크 특강, 전통문화 공연 등으로 120여 명의 현지 교원이 참여했다. 아울러 해당 행사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뜨거워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 동부 지역 현지 교원들도 자리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수에 앞서 서울대 학생들과 함께 사전 러닝저니(Learning Journey·다양한 학습방법과 학습자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콘텐츠를 결합한 '학습을 위한 여정')를 통해 진로와 문화를 논의했고, 본 연수 기간에도 현지 대학생들과 학습을 이어갔다. 자연사박물관, 그리피스천문대 체험 등 교육 효과를 높이는 일정이 포함됐고, 연수 이후에는 사후캠프를 통해 학습 결과를 공유하며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학생생활과가 '사제동행 독립운동길 순례단'을 중국으로 파견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상하이에서 난징, 충칭까지 이동하며 독립운동 선열들의 발자취를 따라갔고, 사전 역사교육과 현장 미션 수행, 출정식 뮤지컬 공연 등 차별화된 기획으로 참여자들의 역사의식을 고취시켰다. 단순한 탐방이 아닌 체험형 역사교육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또 최근 행복교육지원과가 추진한 '경북특수교육전문가 국외연수'가 체코와 독일에서 진행됐다. 이번 연수는 특수교사만을 대상으로 선진 특수교육기관을 방문해 현장 사례를 직접 학습했다. 특히 NFC 전자칩이 내장된 명찰과 AI가이드 시스템을 도입해 기관 소개, 교육 일정, 프로그램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면서 기존 아날로그 연수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 연수의 모범을 제시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유공교원 연수에 대해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업체를 통과시키던 관행을 벗어나 1단계부터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를 통해 가장 우수한 기획력을 가진 업체를 선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연수가 5~7개 이상의 교육기관 방문을 포함했고, 방학기간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수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올해부터는 연수담당자와 계약담당부서가 소통 강화를 통해 연수 기획의도 반영과 달성에 집중한 결과, 2단계 규격제안평가로 이어지면서 좋은 결실을 낳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연수원 관계자는 "국내 연수가 90%를 차지하지만 2단계 제안입찰제를 통해 쉽지 않은 연수 용역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체를 선발했다"며 "단순 관광성 연수가 아니라 교육적 성과를 담보하는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교원의 성장은 곧 학생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연수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교육현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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