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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암살에 뿔난 트럼프, 진보진영 탄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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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총동원, 재정지원 조사 착수
'찰리 커크 쇼' 대신 진행한 부통령
커크 피살 '급진 좌파'의 짓이라 주장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피살된 프로그램 진행자 찰리 커크의 이름을 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피살된 프로그램 진행자 찰리 커크의 이름을 딴 '찰리 커크 쇼(The Charlie Kirk Show)'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대표적인 청년 활동가로 꼽히던 찰리 커크가 피살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진보진영과 전쟁을 선포했다. 진보진영 단체들이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단속 예고를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익명의 고위 당국자들은 장관들과 연방 부처 수장들이 보수진영에 대한 폭력을 지지하거나 자금을 대는 단체를 찾아내러 나섰다고 전했다. 진보진영의 폭력적인 활동을 국내 테러로 취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부터 입장이 확고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커크 피살이 '급진 좌파'의 짓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만행과 다른 정치적 폭력에 기여한 모든 자들을, 그곳에 자금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조직들을 포함해 모두 색출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이런 움직임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도 공개했다. 생전 커크의 팟캐스트 방송 '찰리 커크 쇼' 진행자로 나선 밴스 부통령은 이날 "지난 몇 년간 성장해 온 좌파 극단주의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파괴적인 운동은 찰리 커크가 암살자의 총탄에 살해된 이유 중 일부라고 믿는다"며 진보진영을 조준했다. 그러면서 "폭력을 선동하고 촉진하며 관여하는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를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커크는 부통령 후보로 밴스를 강력하게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진보 성향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오픈소사이어티재단과 포드재단을 지적하며 이들이 혐오를 부추기는 기사에 돈을 댄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소로스와 그의 훌륭한 급진좌파 아들은 미국 전역에서 폭력 시위를 지원했기 때문에 조직범죄처벌법(RICO)에 따라 기소돼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열린 찰리 커크 추모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열린 찰리 커크 추모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찰리 커크를 기억한다'는 내용과 그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들어올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진보진영 탄압 기조는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찰리 커크 쇼'에 손님으로 나와 "이번 암살로 이어진 조직화된 캠페인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모든 분노를 모아 테러리스트 네트워크를 뿌리 뽑고 해체할 것"이라고 했다. 또 "법무부, 국토안보부 등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국내 테러단체로 의심되는)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파괴하고 섬멸해 미국과 미국인을 다시 안전하게 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커크 암살 용의자인 타일러 로빈슨이 진보진영의 일원임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관련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범행 동기도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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