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올해 하반기 모집을 통해 돌아오기는 했지만 실제 충원율을 확인해 본 결과 필수·공공의료에는 지원자가 없거나 적어 이 분야에 앞으로 '인력 구멍'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일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시도별·전공과목별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현황 자료에 따르면 레지던트를 모집한 대구 25개 진료과 중 4개 과가, 경북 9개 진료과 중 4개 과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대구의 경우 방사선종양학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예방의학과가 그 대상이었고, 경북은 가정의학과, 내과, 예방의학과, 응급의학과가 지원자 '0명'을 기록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정부도 인정하는 '필수의료과'이다 보니 그 심각성이 더 크다는 게 서 의원실의 분석이다.
지원자가 있더라도 충원율이 50%가 되지 않는 진료과도 상당했다. 대구는 핵의학과(8.33%), 가정의학과(11.54%), 병리과(18.18%), 일반외과(21.62%), 산부인과(27.03%), 진단검사의학과(30.00%), 내과(44.09%) 순으로 충원율이 낮았다. 경북은 작업환경의학과가 25%로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대구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전체) 충원율이 51.64%로 겨우 절반만 채운 상황에서도 소위 '인기과'들은 충원율이 100% 안팎을 기록했다.
대구의 경우 영상의학과는 전체 23명 정원에 24명이 들어와 104.35%의 충원율을 보였고, 작업환경의학과도 정원 8명을 모두 채웠다. 대표적 인기과로 꼽히는 정신건강의학과(96.88%), 안과(94.59%), 피부과(94.44%)도 충원율이 100%에 가까웠으며, 성형외과(85.71%)도 매우 높은 충원율을 보였다.
경북도 정신건강의학과는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웠으며, 피부과는 3명 정원에 4명이 채워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충원율이 100%를 넘는 경우는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하면서 각 병원이 전공의 복귀를 위한 사후 정원 확대 신청을 통해 전공의들을 합격시킨 경우로 실제 정원보다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서명옥 의원실 관계자는 "수도권도 필수의료과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비수도권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전공의들이 마음 놓고 수련을 재개해 지역·필수의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수련환경 개선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립대병원이 아닌 지역 공공병원은 더 차갑게 전공의 지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의료원과 대구보훈병원의 전공의 지원자는 각각 1명에 불과했고, 2명을 뽑기로 한 김천의료원은 전공의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김윤 의원은 "지방의료원이 수익성이 낮은 진료 제공하면서 발생하는'착한 적자'를 개별 병원의 책임으로 떠넘기다 보니 인건비 지급에 어려운 상황에 내몰려 인력 유입은 막히고, 확보된 인력마저 오래 버티기 힘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역 내 의료기관이 전공의를 공동수련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지역필수의료기금 신설·공공정책수가·성과연동 보전을 통해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보전하는 등 지방의료원이 필수의료 인력을 지켜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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