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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대구가 진정 예술의 도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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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령 바이올리니스트

김혜령 바이올리니스트
김혜령 바이올리니스트

대구는 오랫동안 '예술의 도시'라 불려왔다.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하우스, 미술관과 축제가 그 명성을 지탱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지원 예산은 2년 만에 38% 줄었다. 선정 건수와 지원액도 감소해, 물가와 제작비 상승 속에 창작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버티기 어렵다.

예산 삭감은 단순히 공연 횟수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을 떠나는 예술인이 늘고, 장기적으로 창작 생태계가 흔들린다.

특히 청년 예술인은 안정적 지원을 받기 힘들어 결국 예술을 포기하거나 전혀 다른 길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서 뿌리내린 이들이 다시 무대를 이어가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젊은 세대가 설 무대를 잃는다면 대구의 미래 예술은 공허한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교향악단도 정단원을 비상임으로 대체한 지 오래다. 최근 공고 역시 악장이나 기간제 단원 위주였고, 정규 상임단원 모집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정적 일자리가 줄면서 연주력 유지에도 한계가 생긴다.

현장에서 만나는 지인들은 진로 고민을 호소하고, 과거 제자들도 지역에서 버티기 어렵다며 갈등했다. 지방 예술가들의 경쟁력과 양질의 일자리, 좋은 연주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절감한다.

반면 대기업은 정기 채용 확대 소식으로 청년들의 이목을 끈다. 산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열리고, 정부와 언론은 이를 '고용 회복'의 신호로 강조한다. 그러나 같은 시기 예술계는 정규직 무대가 사라지고 예산마저 축소된다. 같은 청년이지만, 기업으로 향하면 길이 열리고 예술로 오면 문이 닫히는 기형적 구조다.

이제는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립교향악단 같은 공공예술단체의 정규 상임단원 충원 확대가 시급하다. 비상임만으로는 연주력과 안정성을 지키기 어렵다. 지역 예술인 지원금도 규모와 금액을 현실화하고, 청년 전용 트랙을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

예술인 스스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설립해 공연·교육·복지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복지관·병원과 연계한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제도화하면 예술인에게 꾸준한 무대를 제공하면서 시민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오늘의 정책은 IT와 산업에만 집중하는 듯하다. 물론 대세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은 도시의 편리함을 보장하지만, 예술은 도시의 얼굴과 기억을 만든다. 예술 없는 문화도시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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