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다시 방향을 틀고 있다. 대통령 권한을 근거로 도입한 '상호관세'에 대해 미 연방대법원이 제동을 걸자 즉시 모든 수입품에 10% 임시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글로벌 관세'로 바꿨지만 이마저 7월 하순에 효력이 끝난다. 미국이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꺼내 든 카드가 '무역법 301조'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11일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의 명분은 '구조적 과잉(過剩) 생산 능력'과 '강제 노동'이다. USTR은 한국의 자동차·반도체·철강·선박 등을 거론하며 글로벌 공급 과잉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압박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이들 산업이나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의 근거를 마련하려고 한다.
정부는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에서 도출(導出)된 합의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그러나 결코 낙관할 수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정책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세수 확보 압박이 커질 경우 자동차와 반도체 같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추가 고율 관세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게다가 디지털 플랫폼 규제와 개인정보 보호, 의약품 가격, 농산물 시장 접근성 등도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12일 대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일환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통상 압박이 단지 관세를 넘어 투자와 산업 전략까지 좌지우지하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다. 이런 조치가 통상 갈등의 종식(終熄)을 뜻하지도 않는다. 미국이 301조 조사를 통해 새 관세 수단을 모색하는 만큼 향후 협상 환경은 훨씬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공급망 기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한미 FTA가 양국 경제에 가져온 상호 이익도 분명히 환기할 필요가 있다. 치밀한 협상력과 산업 전략만이 거세지는 통상 파고를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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