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사법개혁 3법'이 12일 관보(官報)에 게재되면서 결국 정식 공포됐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는 즉각 시행됐고, 대법관은 2028년부터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증원된다. 이 중 법왜곡죄는 그러잖아도 많은 고소·고발을 더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경찰에 접수된 고소·고발은 70만 건에 육박(肉薄)하고, 검찰에 직접 접수된 고소·고발도 9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이리 고소·고발이 많을까. 다투는 걸 좋아해서일까? 우선 누구나 손쉽게 고소장을 낼 수 있는 등 문턱이 낮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피해자도 아닌 제3자가 고발할 수도 있다. 수사기관도 일단 접수하면 조사에 나서야 한다. 고소가 허위로 드러나도 무고죄(誣告罪)로 처벌받는 경우가 적어 '아니면 말고'라는 심리도 작용한다.
'민사의 형사화'도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돈을 못 받거나 계약 분쟁이 생기면 민사 소송보다 형사 고소를 먼저 택하는 경향이다. 민사 소송은 비용 부담도 있고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형사는 고소장만 내면 경찰·검찰이 대신 수사해 준다. 이를 통해 피의자 압박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예를 들면 개인 간 돈 문제의 경우 민사 영역인 만큼 법의 힘을 빌리더라도 민사 소송을 시도해야 하지만 형사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도 한몫한다. 일상에서 종종 던지는 농담 중 "법대로 해라"는 말이 이를 잘 나타낸다. 개인 간 다툼을 스스로의 중재 노력보다 공권력을 빌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왜곡죄까지 시행되면서 고소·고발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 수사 결과 및 판결에 불만을 품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담당 경찰·검사·판사를 고소·고발하는 등 악용 우려가 크다. 물론 사법권 남용(濫用)을 견제하고 수사·사법기관의 책임감을 높일 수도 있다. 약자의 경우 고소가 가장 효과적인, 사실상 유일한 구제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수사나 판결이 위축되고 고소·고발 처리로 수사기관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 법왜곡죄가 불러올 고소·고발 남발 후폭풍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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