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으로, 연내 두 차례 더 금리 인하가 단행될 전망이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6%로 제시했다.
자동차 산업은 소비자 구매의 상당 부분이 할부 금융에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전기차는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탓에 금리 수준에 더욱 민감하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9월 기준 미국 신차 대출 금리는 9.43%에 달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켰다.
업계에서는 이번 금리 인하가 소비자 대출 부담을 덜고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유도해 전기차 판매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의 금리 인하 결정은 보험적 성격"이라며 "자동차 및 부품은 과거 보험성 금리 인하 국면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사례가 있고,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과 리스 금리 인하로 소비자 구매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 금리 인하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번 금리 인하가 이달 말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발표된 점을 반기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종료 이후 전기차 수요 위축이 우려되는 와중에 금리 인하가 이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세액공제 종료를 고려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가격을 인하하고 월 리스비도 크게 낮춘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약 17만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금리 인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는 곧 배터리 기업의 수익 증대와 직결된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대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장을 병행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밸류체인 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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