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관세전쟁 여파로 대구지역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의 타격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최근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상장법인 50곳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9천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1천468억원) 감소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천861억원으로 28.0%(3천453억원) 급감했다. 주요 차부품 기업의 부진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상환경 변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의 '8월 대구·경북 수출입 동향 보고서'를 보면 대구의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 수출 역시 5대 수출시장 중 대미(對美) 수출이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20.3% 감소했다.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생산을 확대를 고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비용 부담과 향후 불확실성으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대구의 한 중견 부품사 관계자는 "미국은 완성차 시장에서 중요도가 가장 높다. 향후 미국에 제조라인이 확대된다면 이에 맞춰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전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수혜를 볼 수 있는 멕시코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어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하는 관세 협상 지연으로 인한 피해도 우려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조사 결과 완성차 기업의 1차 협력사 중 66.3%가 대미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수입한 부품에 대한 관세를 대신 내는 비중은 33.7%에 그쳤다.
1차 협력사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2·3차 협력사의 경우 연쇄적 타격으로 사태 장기화로 버티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이전을 꿈꾸지도 못하고 지금도 사실상 대응 방안이 부재한 상태"라며 "관세 여파가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 하나 둘 무너지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지역 차부품사는 단기적으로 수출 물량이 급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미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면서 "정부 간 협상을 예의주시하며 중장기적으로 통상환경을 고려한 수출 포트폴리오 재구성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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